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12월 09일 (금)
전체메뉴

[인간과 환경 시즌3] (12) 도심 속 재생에너지

미래 에너지 밝히는 지붕 위 미니 발전소

  • 기사입력 : 2022-04-12 21:34:52
  •   
  • 지난 4일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로 제한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2019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의 43%를 감축해야 한다. 앞서 2014년 보고서에서는 기온 상승폭을 2도 이하로 유지하려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0~70% 줄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석탄, 석유, 가스 등 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를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 시기가 더 시급하고 명확해졌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친환경 재생에너지, 특히 풍력과 태양광에 대한 이견이 분분하다. 이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 중에서도 주요 논쟁은 환경 요인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 문제다. ‘도심에서 재생에너지가 탄소 배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대체 할 수 있는가’란 의문 속, 경남 도심 곳곳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사업이 긍정적인 반응 속에 진행되고 있다.

    마산합포구 진북산업단지 일원에서 실증되고 있는 소형 풍력 발전기./어태희 기자/
    마산합포구 진북산업단지 일원에서 실증되고 있는 소형 풍력 발전기./어태희 기자/

    ◇소형 풍력 발전기로 RE100 꿈꾼다

    “어 돈다 돌아! 허, 참 잘 도네.”

    지난달 31일 마산합포구 진북산업단지의 한 부지에서 열댓명의 사람들이 고개를 위로 젖혔다. 시선은 연신 힘차게 돌아가는 소형 풍력 발전기에 꽂혀 있다. 이들은 창원시 스마트혁신산업국의 공무원과 발전기 업체 관계자들이다. 소형 풍력발전기 실증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불어오는 바람이 체감할 만큼 거세진 않았지만 하늘색 컨테이너 위에 설치된 소형 풍력발전기는 빠른 속도로 돌아갔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소형 풍력발전기는 기존 발전기보다 더 낮은 풍속으로도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 초속 2.5m 이상의 풍력이 필요한 기존 제품과 달리 초속 1.3m의 풍력으로도 블레이드(날개)가 돌아간다. 바람이 적게 부는 도시에서도 충분히 발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실증을 통해 한 시간 동안 평균 10㎾(킬로와트)의 에너지가 생산되는 것이 확인됐다. 가정에서 하루 동안 쓰는 에너지를 한 시간에 생산한다는 것이다.

    시는 전국에서는 최초로 건물 지붕에 이 소형 풍력발전기를 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선은 올 하반기 마산자유무역지역 1개동에 이 발전기를 설치하고 사용 전력 100%를 풍력으로 발전할 계획이다. 1개 동을 ‘그린 스마트팩토리(가칭)’ 시범 구축 케이스로 삼아 성공적인 결과물이 나오면 그린 스마트팩토리를 점차 늘려나간다. 창원시는 이 발전기를 바라보며 RE100 실현의 청사진을 그렸다. RE100이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우리누리청소년문화센터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돼 있다./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
    창원시 마산회원구 우리누리청소년문화센터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돼 있다./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

    ◇지붕 위 태양광으로 지구 지키고 이윤도 얻고

    넓은 평지가 필수적인 임야 태양광 발전기가 오히려 산림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일어난 이후 지붕 태양광이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각광 받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민관이 힘을 합쳐 태양광 설치를 투자하고 이윤을 얻는 ‘시민이익나눔형’ 협동조합도 지붕 태양광에 눈을 돌렸다.

    경남에서는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이 지붕 태양광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뤄냈다. 조합은 지난 1월 마산회원구 우리누리청소년문화센터 지붕에 총 400㎾h규모의 ‘우리누리호’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100㎾h씩 4개 발전소를 동시에 건설한 것은 전국에서 최초다. ‘우리누리호’는 완공이 이뤄진 1월 28일 첫 가동을 시작했다. ‘적은 일조량으로 이윤이 창출될 만큼 에너지 생산을 하겠냐’는 우려를 뚫고서 지금까지 129.56㎽h(메가와트아워)의 전기를 생산했다. 이는 전기차 225대를 한달 간 충전할 수 있는 전력이다. 조합은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간을 하루 3.2시간 정도로 예측했으나 실제로 가동한 결과 하루 4.3시간 동안 에너지를 생산해냈다. 조합원 200여 명은 곧 ‘우리누리호’로 얻어낸 전기 판매 배당을 가져갈 예정이다.

    김해시 또한 지붕 태양광을 활용해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기업의 이윤도 창출해낼 방안을 마련했다.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구축사업’을 통해서다. 지역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단지별 수요조사를 거쳐 기업에 공문을 보내면서 희망 기업을 모집하는 등 올 1월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기업은 지붕이나 유휴부지를 임대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생산된 에너지를 판매해 이윤의 일부분을 임대료로 제공받게 된다. 오는 11월까지 150개의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기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에너지 생산을 한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한 연간 총 발전 양을 6만5700㎽h로 예상하고 있다. 총 50㎽h의 설비로 매일 3.6시간을 가동시키면 얻을 수 있다. 이는 일반가정 1만875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2만9092t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탄소중립에 다가가면서 기업의 부수적인 이윤도 창출해내는 ‘일거양득’의 사업이다.

    ◇미래를 위한 이상동몽(異床同夢)

    창원시는 RE100의 실현을 탄소중립의 중요 키워드로 봤다. 기업의 에너지 전환이야말로 탄소 배출을 저감시키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실제로 경남도는 지난해 21개 기업에 에너지 진단을 하고 이 중 20개 기업에서 시설개선을 진행해 연간 558toe(석유환산톤)를 절감했다. 300만㎾, 즉 3억3000만원가량의 전기 요금을 아낀 효과다.

    김해시는 민관공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지역 에너지 생태계 기반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지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단지 기업들이 태양광 발전으로 얻어지는 이득, 즉 임대료 명목의 수익금을 위해서 태양광 설치를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 목표다. 1차 사업에는 150기업을 목표로 하지만 시가 정한 회차와 기한 제한은 없다. 사업을 거듭하면 결국에는 지역의 거대한 산업단지를 재생에너지의 요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같은 꿈을 꾼다. 기후위기의 극복이다. 안명선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은 조합의 최종 목표가 ‘다음 세대가 살 수 있는 미래’를 꾸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발전기 2호, 3호기를 늘려갈 예정이지만 이는 ‘많은 배당금’이 목표가 아니다. 배당금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계기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우리누리호’의 태양광 발전으로 얻어낸 전기 배당금의 액수를 얘기하기보다, 조합이 태양광 발전으로 얻어낸 에너지가 소나무 몇 그루의 효과가 있는지 말해 달라고 한다. 조합은 지금까지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탄소를 흡수하는 소나무 393그루를 심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우리 아이들이 기후 위기의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이 사업을 잘 운영한다면 독일처럼 마을 단위의 협동조합이 많이 생겨나지 않을까 기대도 하고 있죠. 그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멘토링 하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긴다면 탄소중립도 먼 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어태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