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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지금 뭣이 중헌디- 임정향(영화PD)

  • 기사입력 : 2022-03-23 19: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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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 주민자치회 분들과 함께하는 모임이 있는 날이라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김밥을 만들었다. 재료를 손질하여 양념을 하고 방금 한 밥을 잘 식혀 속 재료를 얹어 둘둘 말았다.

    함께할 분들을 생각하며 단정하게 잘 썰어진 김밥을 두 개의 큰 도시락에 보기 좋게 담고 있는데 켜 놓은 TV에선 대통령 집무실 이전 건으로 뉴스가 쏟아진다. 나는 평범한 국민인지라 직접적인 정치는 잘 모르지만 상식과 비상식, 공정과 불공정, 정의로움과 불의에 대한 직간접의 경험은 차고 넘친다. 그래서 그 뉴스가 그저 넘겨들을 만큼 평범한 이야기가 아님을 알아챈다.

    정치인들은 늘 국민을 언급한다. 국민이 먼저다, 국민과의 소통, 국민통합, 하물며 당명조차도 국민이 들어간다. 그 ‘국민’ 이제 저작권 보호 단단히 받고 싶을 지경이다. 행사마다 인사말도 국민이란 단어가 안 들어가는 서두가 없다. 그런데 뉴스를 보노라니 국민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 개인의 집을 이사해도 1~2개월 만에 모든 게 처리되기가 녹록치 않다. 하물며 나라의 주요 일을 하는 부서 건물을 당선자의 의중과 말 한마디로 들어가고 나가고를 결정하는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국민의 의사를 단 한 번이라도 물어보기는 했는지?

    김밥을 말아도 함께 먹을 분을 먼저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만들며 타인에게 선물을 하나 하더라도 받을 분의 취향과 상황, 나의 예산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한다.

    “국민을 위하여” 입에 달고 있으면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건으로 국가 안보와 부서의 현실적 여건을 무시하는 행태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국민 세금을 엄청나게 낭비하면서 생떼 같은 고집을 부리는 건 대체 무슨 뒤틀린 조화인가? 장기화된 코로나의 여파와 산불 등의 재해로 다수 국민들의 생존도 무너지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정세는 날로 위태로운데 천문학적인 세금을 들여 굳이 이 불편을 자초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뭣이 중헌디?”

    임정향(영화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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