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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엥겔지수-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3-17 20: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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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나 시장을 가면 주기적으로 구입하는 식품이 계란이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계란은 언제 찾을지 모르는 식품이어서 냉장고에 넣고 먹어야 하기 때문에 비싸나 싸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노릇이다. 지난해 초 계란값이 폭등한 이후 긴급 대책을 논의한다고 해 가격 안정이 기대됐지만 허사였다. 중요한 건 지금 우리는 2년 전보다 두 배 높은 가격에 계란을 사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10년 전 마트에서 장을 보면 대략 4만~5만원 구입하면 충분했다. 그러나 요즘은 예전처럼 구입하는 것은 같은데 10가지 남짓 구입하면 8만~10만원이 나온다. 집에 와서 다시 보면 “내가 뭘 샀는데 이렇게 많이 나왔지” 생각이 들 정도로 허무하다. 방금 마트를 다녀왔는데 당장 뭘 해 먹을 게 별로 없는 현실이다. 다음 날은 또다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어야 하는 형국이다. 한 달에 최소 40만~50만원어치 장을 보고 10만~20만원어치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패턴이다.

    ▼최근 ‘엥겔지수’라는 용어가 오랜만에 눈에 띄었다. 엥겔지수는 가계 소비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그 비율이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한국 가계 엥겔계수는 12.86%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0년 13.29% 이후 가장 높았다. 이 같은 현상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필수적인 소비 비중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엥겔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가정마다 수입이 감소했다거나, 먹거리 물가가 많이 올랐다거나, 아니면 실제로 가정에서 먹는 식료품 양이 더 많아졌다거나 등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코로나 시대 엥겔지수 증가는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하다. 소득은 줄고 물가는 오르니 적게 먹어도 비용은 많이 드는 셈이다. 거기다 집값 폭등까지 감당해야 하니 먹고 사는 문제가 더 힘들어 졌다.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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