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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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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애국지사묘역 탐방- 송환빈(센테니얼연구원 원장)

  • 기사입력 : 2022-03-17 20: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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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유리엔 애국지사묘역과 4·19 민주묘지가 있다. 왜 여기 이렇게 묘가 모여 있을까? 당시만 해도 이 곳은 서울 변두리라 한적하고 땅값이 싸고 북한산을 배경으로 해서 남녘땅 양지바른 명당이라서 그렇다.

    이용문장군묘를 끼고 북한산 둘레길로 접어든다. 4·19 묘지를 굽어보며 잠시 쉬었다. 다시 산을 올라 인수봉, 백운대가 잘 보이는 뷰포인트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그러고는 하산하면서 애국지사묘역을 탐방한다.

    전 재산을 털어 만주 신흥학교를 열고 독립군을 키운 이시영 초대 부통령의 묘소에 이르렀다. 경기도의 최고갑부가 전 식솔을 이끌고 만주로 무대를 옮겨, 전 인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애국심은 범인이 따르기 어렵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다가 분사한 이준열사묘를 살폈다. 23세에 사실상 조선의 총독으로 온 원세개의 추모시가 그의 자필로 남겨져 있는데 기분이 묘하고 착잡하다.

    원세개는 무려 12년 동안 조선에서 위세를 부리다가 중국에 돌아갔고, 이후 1912년에 중국 총통이 된다. 조선을 두고서 청일은 마침내 전쟁으로 패권싸움을 벌였고, 일본이 이기면서 조선은 청의 속국이 아닌 신생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힘이 없는 나라는 호시탐탐 강대국의 먹잇감이 되고, 이들의 눈치 속에 부지하기조차 버겁다. 요즘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미와 러, 유럽의 중간에 낀 약소국의 처지가 풍전등화와 같다. 구한말의 우리나라가 꼭 이와 같은 가련한 처지였다.

    올해로 60세가 됐다. 59세 때만 해도 몰랐는데 갑자기 60이라고 하니 우리도 늙었다는 자격지심부터 엄습한다. 인생의 황금기가 60부터 75세라고 김형석 선생이 말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바쁜 직장생활에서 한숨 비켜나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과 취미를 즐거이 만끽하는 이때가 바로 황금기다. 아름다운 자연을 찾는 등산, 산길을 동행해주는 친구, 이 둘은 우리 인생을 풍성하게 해 줄 묘약이다. 살고 나서 한줌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지만, 왕성하게 내 몸을 움직여서 산을 오르면 청년이고 청춘이다. 죽음을 잊지 말되,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촌음을 아껴서 인생의 멋과 맛을 끈질기게 추구하자.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송환빈(센테니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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