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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기업승계, 사전승계로 전환이 필요하다- 황명욱(중소기업중앙회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2-20 20: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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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하는 기업인이 애국자다.” 중소기업관련 간담회나 모임에서 가끔 듣는 말이다. 이는 기업 경영환경이 이전에 비해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에 제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인들이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요즘 계속 강화되고 있는 규제 등 기업환경을 생각하면 절로 공감이 간다.

    우리나라는 제조 강국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수출규모가 세계 8위로 올라섰다. 이는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려 나온 결과지만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의 기술경쟁력이 계속 발전하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경제위상이 우상향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을까? 이상 징후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내적인 요인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출산율, 주52시간 등 경직되어가는 고용여건, 세계적인 원자재가격 상승과 자원의 무기화 외에도 많은 요인들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남지역 중소기업 5개 단체에서 협력하여 경남차세대경영자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벤처협회, 이노비즈협회, 융합중앙회, 여성경제인협회 등이 모두 참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의 2세대 40여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경남차세대경영자협의회 회원 모집시 부모세대인 창업 기업가들이 더욱 열성적으로 참여의지를 보여 주었다. 창업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킨 1960~1970대 기업인들의 큰 고민거리가 기업의 승계라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기엔 불안하고 2세들은 아직 믿음직하지 못한 탓일까?

    현재 한국의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사후 승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에서도 기업승계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나 시대적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사후 승계가 아닌 선대가 경영에 몸담고 있을 때 원활한 기업승계가 가능하다. 즉 사전 승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의 자산 속에는 창업기업의 철학, 기업의 가치 등 많은 것이 녹아 있는데 금액으로 된 숫자로만 인식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상속세는 대기업도 무겁게 다가오지만 중소기업은 더더욱 힘겹고 차라리 매각하는 쪽으로 저울질하게 된다고 한다.

    세계에서 상속에 대한 인식은 조금씩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부에 대한 인식이 다른 점에서 출발했기 때문이고 특히, 기업의 자산 상속에 대한 기준과 인식도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들의 재산과 기업 자산에 대한 부의 기준을 크게 다르지 않게 취급하고 있고 이는 상속세와 증여세 제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아가지 않더라도 현 상황과 비슷하게 유지하려면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래서 2세 경영인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수업을 잘 받고 기업가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묵묵히 한국경제를 떠 받치고 있는 중소기업을 정부와 국민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도 유지하고 더 늘릴 수 있다. 정부와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업의 사전승계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황명욱(중소기업중앙회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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