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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코로나 시대의 패션 명품 소비- 김지형(영산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2-06 20: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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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 확산세로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가 3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번 설에도 가족들은 마음 편히 모이지 못했고, 세배는 영상으로 세뱃돈은 모바일로 주고받는 일상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거리두기 일상화가 가져온 인간관계 축소와 고립, 사회활동 제약은 정서적 불안과 경제적 스트레스로 이어지면서,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증 유병률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실정이다.

    무려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우울감을 극복하려는 보상심리는 명품 등 고가 상품 구매로 이어졌고, 백화점 업계 전반의 매출 상승을 주도하면서 매출 1조 클럽 점포가 2배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경남권에서는 세계 최대 백화점을 표방하며 지역 점포 최초로 3대 명품(에루샤)이 모두 입점한 신세계 센텀시티를 비롯하여 롯데 부산본점과 신세계 대구점이 추가로 이 클럽에 합류했다.

    명품 업체들이 작년에만 3~5차례나 가격을 연이어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픈런(새벽부터 줄을 서서 매장이 오픈하면 바로 달려가는 행위)까지 감행해도 원하는 상품을 구할 수 없거니와 심지어 당일 매장 입장 대기표도 일찌감치 종료되는 실정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동반된 권태와 부정적 감정은 사태가 종료되어도 일시적으로 해소될 수 없으며, 위축되고 억눌렸던 소비심리의 표출(펜트업·pent-up)은 포스트 코로나에도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라 본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비 행위는 단순히 물리적 재화의 취득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인간 내면의 감정, 심리, 욕망과 관련한 결핍을 채우면서 동시에 소비로 인해 생성되는 문화와 삶의 양식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사회와 꾸준히 관계를 맺는 적극적 행위라 볼 수 있다.

    명품 소비의 급증과 보복 소비 현상이 가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지만, 한편 요즘의 팍팍한 현실 속에서 자신에게 주는 작지만 안정된 선물이자 응원일 수 있음을 너그러이 이해하고 싶다.

    다만 지름신을 만나고 플렉스를 인증받는 부담되는 소비보다 개인의 가치와 취향에 기반한 계획적인 소비 습관 형성이 필요하겠다.

    김지형(영산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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