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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2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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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트렌드] 당기면 예술 되는 ‘터프팅 공예’

오늘은 내가 쏜다

  • 기사입력 : 2022-02-03 21: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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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탕탕탕!” 연발탄이 발사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손에서는 불붙인 폭죽이 터지는 것마냥 묵직한 떨림이 전해진다. 소리만 들으면 사격훈련장일 것만 같은 이곳은 총알 대신 실을 쏘는 창원의 터프팅 스튜디오(공방) 내부다. 하얀 가구들에 가지런히 놓인 작품들과 작업을 기다리는 색색의 실들이 공예 작업실임을 실감케 한다. 2021년 여름께부터 자리잡은 이곳처럼 터프팅은 코로나19로 집안에 있는 시간이 늘며 셀프인테리어 붐이 불어닥친 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차분히 앉아 하는 공예가 어렵게만 느껴졌다면 서서 총을 들고 실을 발사하는 터프팅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총을 쏘다 보면 어느새 상상했던 그림이 포근한 형태로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터프팅건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이너컬러/
    터프팅건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이너컬러/

    ◇터프팅 공예

    터프팅이란 잔디나 머리카락이 촘촘하게 모인 다발을 의미하는 ‘터프트(Tuft)’에서 온 말로 흙에 심긴 잔디 조각과 같이 터프팅 건을 이용해 천 위에 실을 쏘아 심는 섬유공예를 일컫는다.

    도내에서는 창원 성산구 중앙동에 위치한 ‘이너컬러(Inner color)’와 마산합포구 반월동에 있는 ‘리아보티(liaboti)’, 의창구 남산로에 있는 ‘러빗(loveit)’ 등 터프팅 스튜디오에서 작업해볼 수 있다. 터프팅에는 실을 쏠 천(기포지)과 천을 고정할 프레임, 실, 터프팅건이 기본 준비물이다.


    터프팅 실의 경우 전용사가 따로 있지 않고 아크릴사와 BCF사 등 터프팅에 적합한 실들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취향대로 실을 사용할 수 있어 독특한 실들을 섞어서 작업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터프팅건은 실을 걸고 단면으로 잘라주는 컷건, 키가 낮은 고리(루프)를 만들어주는 루프건, 높은 장모를 표현할 수 있는 에어건, 긴 고리(루프)를 만들어주는 수직기 등으로 나뉜다. 보통 터프팅 공방에서 펀치 니들을 이용해 총 대신 바늘을 이용해 일일이 실을 엮어주는 방법으로 면을 채우는 공예도 함께 진행하며 터프팅 작업 후 펀치니들을 이용해서 추가적인 효과를 내기도 한다.

    터프팅건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이너컬러/
    터프팅건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이너컬러/

    ◇터프팅의 매력

    “공예는 주로 차분하고 정적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이건 총을 쏘면서 하니까 색다르고 역동적이에요. 특이하게 스포츠라고 느껴질 만큼 활동적인 공예라서 잡생각도 사라지는 느낌이고요.”

    그림책 만들기를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오던 팽샛별(31)작가는 정적이지 않고, 면작업에서 다양한 표현이 이뤄지는 터프팅에 재미를 느껴 개인작업실겸 공방 ‘이너컬러’를 함께 운영해보기로 결심했다.

    팽 작가는 “이 곳이 내면의 색(이너컬러)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름지었는데 수강생들분들도 자기만의 색과 형태를 골라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흥미를 느끼시는 것 같다”며 “아이 태명인 슈퍼맨 로고를 만들거나 좋아하는 운동화 모양의 러그를 만드는 등 자신에게 의미 있는 작품을 직접만들고 실용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만족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정(33·창원시 성산구 대원동)씨는 공예 방식과 재료가 십자수나 스킬자수와 같이 익숙한 실 공예여서 부담이 적고 낯선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터프팅건을 들고 캔버스에 쏘는 액션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도 이 활동의 결과물로 나만의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며 “앞으로는 부피가 더 큰 인테리어 러그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터프팅건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보통 면을 채우는 다른 공예들보다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마무리 작업이 필요하지만 작업자가 생각한 형태가 쉽게 만들어지다보니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또한 총을 쏘아 만드는 것으로 특별한 손재주 없이도 초보자들도 쉽게 할 수 있으며 실수한 부분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점도 또다른 매력이 된다.

    터프팅으로 만든 러그
    터프팅으로 만든 러그
    터프팅으로 만든 거울
    터프팅으로 만든 거울

    ◇터프팅 러그 제작 과정

    터프팅의 바탕이 될 천을 프레임에 끼워 준비한다. 원하는 크기의 도안을 스케치한 뒤 터프팅에 쓸 실 색상을 고른다. 그다음 도안을 직접 바탕천(기포지)에 그리는데 그리기가 어려울 경우 프로젝트 빔을 천에 쏜 뒤 형태를 펜으로 따내면 훨씬 쉽게 스케치를 완성할 수 있다.

    도안을 그렸다면 터프팅건이 나설 차례. 원하는 기법을 낼 수 있는 터프팅건을 골라 실을 끼운 뒤 차례로 뒤에서 앞으로 총을 쏘면서 면을 메워나간다. 총 무게가 1.2㎏나 되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드는 것이 중요하고 머리카락이 걸리지 않게 조심한다. 날카로운 부분에 찔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면을 다 메웠다면 액체로 된 라텍스를 칠해 실이 빠지지 않도록 고정한다. 이후 가위와 클리퍼를 이용해 실의 라인을 정돈하고 선명하게 만드는 카빙 작업을 하고 마감용 천을 덧대 완성한다.

    터프팅 스튜디오 '이너컬러(Inner color)'
    터프팅 스튜디오 '이너컬러(Inner color)'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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