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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설 명절증후군- 김병희(지방자치여론부장)

  • 기사입력 : 2022-02-02 20: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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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사회를 보면 언제부터인가 즐거워야 할 명절이 부담이 되고 있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인데 특히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났다. 여성들은 장시간 이동해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명절 음식 준비, 상 차리기 등 가사 노동에 시달리면서 설 명절이 지나갔고 명절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있다.

    ▼해마다 설 때면 저마다 고향으로 향한다. 아련한 고향의 추억에 행복감에 흠뻑 젖는 시기다. 민족 대이동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지만 귀향길은 즐겁다. 명절 풍경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그래도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선물을 싸들고 분주히 발길을 재촉하는 귀성객들로 북적인다. 힘들게 사는 삶에다 막힌 고향길이 고달프지만 찾아갈 곳이 있고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의 설 풍경은 그랬다.

    ▼그러나 올 설에는 귀성, 귀경 행렬은 물론 성묘 행렬이 예년 같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3년째 이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납골 등 봉안시설들이 분향실을 폐쇄하고 온라인 성묘체제 전환에 나서는 등 성묘도 예년같지 않다. 힘든 2년을 보냈고 설이고 하니 가족이 모이고도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명절에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코로나19 때문에 명절 증후군을 앓지 않아도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명절은 즐거운 날이지만 뜻밖에 60% 남짓한 사람들이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고 한다. 고향 집에 가는 장시간 운전이 ‘아버지 증후군’의 원인이라면, 오랜만에 모인 대가족의 먹거리 장만은 ‘어머니 증후군’을 낳는다. 육체적 피로에서 비롯된 ‘아버지 증후군’보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겹친 ‘어머니 증후군’이 더 문제다. 요즘 설은 코로나로 인해 가지 않아도 누가 왜 오지 않았는지 그렇게 말은 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가져온 경험해 보지 못하는 설날의 풍경이다.

    김병희(지방자치여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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