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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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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그대의 별이 되어- 허영자

  • 기사입력 : 2022-01-27 08:32:58
  •   

  • 사랑은

    눈멀고

    귀 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


    ☞ 새해에는 따뜻한 소망 하나 품어보는 일이 어떻겠습니까?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도 괜찮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랑은 “눈멀고/ 귀 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도 괜찮겠습니다.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어쩜 손가락을 다 꼽고도 넘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한 자락에는 “그대의 별이 되어” 저 밤하늘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도 괜찮겠습니다. 새해에의 소망 중에는 그대의 별이 되어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도 괜찮겠습니다. 마침내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도 괜찮겠습니다. -성선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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