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8일 (목)
전체메뉴

[가고파] 틱낫한 스님-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2-01-23 19:58:15
  •   

  • ‘물건을 소비한다고 행복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살아온 삶 자체가 그 사람의 메시지다’ ‘사랑하는 방법도 모른 채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할 뿐이다’ ‘ 현재를 즐기지 못하면, 모든 것을 놓치게 된다’…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자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이 평소 말했던 많은 명언들의 일부다.

    ▼틱낫한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 ‘영적 스승’으로 꼽힌다. 1926년 베트남에서 태어난 그는 16세에 불가에 입문했다. 196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프린스턴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종교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1965년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반대 메시지를 내 조국에서 추방됐으며, 전 세계를 돌며 비폭력 메시지를 전하는 연설과 법회를 열었다. 틱낫한은 고국을 떠난 지 39년 만인 2005년에야 베트남 입국이 허용됐다.

    ▼틱낫한은 추방된 후 주로 머물게 된 프랑스에 플럼빌리지 사원을 세운 뒤 줄곧 마음의 수련과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늘상 “고통을 받는 법을 알게 되면 고통을 줄일 수 있으며, 고통을 이용해 행복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고 설파해왔다. 또한 불교 원리를 정치·사회 개혁에 적용하는 참여불교 운동을 전개하며 전세계에 영향을 끼쳤다.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인연도 이 때문이다. 그의 저서는 100여 권인데, 국내에서는 〈화〉,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걷기 명상〉 등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틱낫한 스님이 지난 21일 베트남 중부 도시인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향년 95세를 일기로 열반했다고 한다. 그는 사후에 시신을 화장해서 전세계에 있는 플럼빌리지 명상 산책로에 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의 열반 소식에 국내에서도 문 대통령이 메시지를 전하는 등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것이 돈에 매몰된 현대인에게 진정한 행복과 삶의 의미에 대한 그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으면 한다.

    이명용(경제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명용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