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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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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엄마의 밥상- 조기남(진선미 예비사회적 기업 대표)

  • 기사입력 : 2022-01-18 20: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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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니들이 자랄 때가 좋았어야. 머리에 수건을 고쳐 쓸 틈조차 없었어도 니들이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숟가락 부딪치며 밥 먹고 있는 거 보믄 세상에 부러울 게 뭬 있냐 싶었재.”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한 부분이다. 그랬다. 엄마는 유행가 가사 속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로 배 채우던’ 그 세월을 살면서도 자식들 입에 밥 들어가면 행복했다.

    툭하면 “밥 먹어라”라고 했던 엄마는 공부나 그 어떤 것보다도 ‘밥’이 우선이었다. 그렇다고 엄마의 밥상이 특별난 것도 아니었다. 몇 가지 나물반찬에 된장국, 강보리밥이 다였다. 그런데도 엄마의 밥상은 그 어떤 산해진미나 일류 요리사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엄마의 사랑으로 빚어낸 맛이라 그렇다. 그래서 누군가는 말했다. 세상에는 세상 모든 엄마의 숫자만큼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요즘처럼 뭐 하나 되는 일이 없을 때 엄마의 밥상은 좋은 친구가 된다. 멸치로 우려낸 국물에 된장 풀고, 호박 넣고, 두부 넣고 끓인 엄마표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면 위로가 된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도 필자처럼 엄마의 밥상을 그리워할까. 집집마다 된장찌개에 김치 놓고 밥 먹는 풍경이 잘 안 보여 묻게 된다. 매일 먹는 게 집밥같지만 피자와 햄버거, 프라이드치킨과 같은 먹거리가 아이들의 입맛을 자극하며 우리 식단을 점령한 지 오래다.

    필자 생각에 지금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엄마의 밥상에 대한 추억보다 “그래 맞어. 이 맛이 어릴 때 먹던 햄버거 혹은 피자 맛이지”라며 좋아할 것만 같다.

    “집중해. 요리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야.” 영화 리틀 프레스토 속 대사다.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진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와 음식을 만드는 장면에서 엄마가 하는 이 말에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님을 일깨워준다. 엄마의 밥상으로 아이들은 성장한다. 아이들은 입으로 엄마의 음식을 먹지만 그 맛은 그들의 마음이 알아챈다. 아무리 바빠도, 그래서 밥 하는 게 귀찮아도 엄마가 차린 한 끼의 밥상으로 아이들의 몸과 맘이 살찐다는 것을 생각하자.

    조기남(진선미 예비사회적 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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