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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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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전통놀이로 놀아보자- 김형엽(시인)

  • 기사입력 : 2021-12-12 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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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칠 전, 마른풀이 우거진 공터에서 푸른 구슬 하나를 주웠다. 어쩌다 발에 밟혀 주운 것이 구슬이라니, 기분이 묘했다. 구슬은 내가 잃어버린 유년의 눈동자처럼 나를 빤히 들여다보며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절로 소환되었다.

    요맘때쯤 나는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다니며 동네의 골목을 누볐다. 찬바람에 손이 부르트는 것쯤이야 아랑곳 하지 않고 구슬치기, 공기놀이, 비석치기, 고무줄놀이를 하며 놀았다. 엄마가 부를 때까지 정신없이 뛰어노느라 추운 줄도 몰랐고 다음 날 또 어느 골목에 모여서 놀 생각에 하루하루가 지루한 줄도 몰랐다. 뒹굴고 부대끼며 함께 했던 재미있는 놀이가 있었기 때문에 옛 추억은 더욱 생생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요즘 우리 아이들의 놀이는 어떤가. 딱히 ‘놀이’라고 부를 만한 움직임을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사는 곳이 초등학교 근처라 아이들의 하교풍경을 자주 보게 된다. 아이들은 혼자일 때도 게임, 함께일 때도 게임만 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온라인 게임이 다양해지고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놀이다운 놀이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선생님은 수능을 끝낸 학생들이 제대로 된 놀이를 몰라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일로 여가 시간을 보낸다며 매우 안타까워했다. 더욱이 코로나 상황까지 덮쳤으니 활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아이들의 놀이문화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끌면서 우리 전통놀이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학교에서는 우리 전통놀이를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어느 경로당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전통놀이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좋은 놀이는 우리 신체를 건강하게도 하지만 협동심과 단결을 기르는데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겨울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방학에는 우리 아이들이 다시 되살아나는 전통놀이와 함께 보다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친구들이 구슬치기 한 판 하자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문득 그립다.

    김형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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