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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람사르 습지도시, 창수시의 오색- 권상철(경남교육청 우포생태교육원장)

  • 기사입력 : 2021-11-22 20: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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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드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조심스레 재개된다. 하늘길이 더 자유로워지면 조금은 낯선 도시, 창수시(常熟市)를 추천한다. 2018년 람사르총회에서 습지도시로 처음 인증받은 세계 18개 도시의 하나인 창수시는 중국 장쑤성(江蘇省) 쑤저우시(蘇州市)에 속한다. 중국은 우리의 도에 해당하는 성 아래에 지급시가 있고 그 안에 현급시가 있다. 쑤저우는 지급시이고 창수는 인구 150만명의 현급시이다.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차로 두 시간인 이 도시를 ‘창수오색(常熟五色)’으로 설명한다.

    첫째, 강남수향의 빼어난 경관이다. 강남수향은 6세기 수나라 때 개통한 운하를 중심으로 양쯔강 인근에 발달한 도시이다.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항저우와 쑤저우’라는 말처럼, 쑤저우에 속한 창수는 국가습지공원인 사자방(沙家浜)을 비롯해 상후(尙湖), 난후(南湖) 등 그림같은 습지들을 도시 곳곳에 품고 있다.

    둘째, 지역적인 음식문화이다.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중국음식의 다양성과 지역성을 실감할 수 있다. 시청 직원과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데 갖가지 요리의 절반을 창수 특산물이라며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창수 습지에서 자라는 갈대뿌리차까지 나왔다. 세계 음식문화의 맥도날드화 시대에 신선한 충격이다.

    셋째, 자연과 문화에 담긴 역사이다. 전국시대 오나라 수도라는 오랜 역사의 감흥도 크지만, 우리가 마시는 차는 20세기 항일운동 때 이 도시 갈대밭에서 펼친 유격전의 역사를 담고 있다. 그 현장에서는 살아있는 역사교육도 이뤄진다.

    넷째, 우수한 교육이다. 필자가 찾은 한 학교는 작은 대학 규모의 현대적 시설인데 전통문화와 예술을 특히 강조해 서예실과 다도교실, 전통악기마다 특별실까지 있었다.

    다섯째,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배려와 품격을 글 몇 줄로 설명하기는 곤란하지만 현지에서 경험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수천 년간 우리의 가장 중요한 교류대상이었고 지금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와 고대가 조화를 이룬 창수에서 중국 역사와 문화, 자연을 경험하며 우리의 도시와 자연, 문화를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권상철(경남교육청 우포생태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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