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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은행 단풍 아름다운 밀양 금시당- 김수곤(창신대 중국비즈니스 학과 4학년)

  • 기사입력 : 2021-11-16 20: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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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어가는 가을에 은행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밀양 금시당과 월연정을 찾았다. 금시당은 밀양강을 굽어보며 위용을 자랑하는 가을 단풍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금시당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28호로 실용성을 강조한 영남지방 별서 건물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영남루가 멀리 보이는 밀양 강변에 자리하고 있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봄에도 경치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하게 한다.

    이 별서는 밀양의 여주이씨 가문의 대표적인 유적의 하나로 뜰에는 금시당 이광진(李光軫 1513~1566) 선생이 직접 심는 수령 약 450년의 은행나무가 바로 아래 밀양강에 비치는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1565년(명종 20년)에 담양 부사를 끝으로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하여 아담한 집과 부속 건물을 지어 이름을 금시당(今是堂)이라고 했다. 금시라는 이름은 선생이 도연명의 절개를 연모하여 그의 귀거래사에 있는 각금시이작비(覺今是而昨非)라는 글에서 따왔다. “벼슬살이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온 지금이 잘한 일이요. 삶을 위해 벼슬길에 올랐던 지난날의 일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라는 뜻이 담겨있다. 같은 마당에 금시당과 백곡재, 단풍나무가 세월의 무상함을 가을바람에 날려 보내고 있다.

    금시당 건너편에는 월연정이 있는데 조선 중종 때 한림 학자를 지낸 월연 이태 선생이 1520년 추화산 동편 기슭에 지는 별장이다. 기묘사화가 일어나면서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이곳에 월연대와 쌍경당을 짖고 은거했는데 이름에서 말하듯이 달과 강물이 어우러지는 경관을 최대한 살려 지었는데 계곡 사이는 작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선조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월연정 앞에는 밀양강이 뒤에는 아름드리나무들의 단풍이 강과 너무 잘 어울려 추담에 앉아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경치에 매료되어 시를 한 편 짓고 싶은 곳이다.

    이어서 밀양 시내에 있는 영남 제1루 영남루와 아랑사 의열기념관을 둘러보고 오는 길에 삼한 시대 3대 저수지 벽골제·의림지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저수지로 수산제를 보고 석양이 비치는 낙동강을 건너왔다.

    이번 밀양 금시당 여행은 중국 문학을 공부하는 학도들이 이명애 교수님의 지도하에 송나라 술의 성인으로 불리는 도연명의 시를 공부하면서 현장학습으로 진행해보자는 학생들의 의견으로 실시하게 되었다. 금시당 마당에서 각자 준비해온 과제를 발표하고, 교수님의 상세한 설명을 듣다 보니 너무나 알찬 수업이 되었다고 학생들은 감동의 나눔을 했다. 도연명은 당나라 이백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세상에 출세하여 여러 관직에 올랐으나 피폐해진 백성의 삶과 함께하고자 고향으로 내려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여러 실정과 세상사 무상함을 시로 남겼다.

    김수곤(창신대 중국비즈니스학과 4학년)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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