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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도의회가 많이 변했습니다- 권상철(경남교육청 우포생태교육원장)

  • 기사입력 : 2021-11-15 20: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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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사천교육지원청에서 열린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했다. 의회 업무는 공무원에게 피할 수 없으면서 부담스러운 일이다. 의회 감사는 일상 사업에 별도 자료까지 준비하고 현장에서 기관장 보좌까지 감당하기에 더욱 그렇다. 교육위원회 감사는 공무원 다수가 장학관이나 학교장으로서 교육계에서 평생을 보낸 분들이라 공감 안되는 질책이 쏟아지면 ‘존경하는 의원님…’이라고 답하면서도 속은 부글부글 끓을 것이다.

    수년 전에 필자는 의회 감사에 배석한 적이 있다. 당시 한 의원은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거들먹거리며 들어와서 시종일관 고압적으로 기관장들을 질책했다. 교단에서 꽤 존경받던 한 분은 ‘나는 한 해에 얼마쯤 받는데 연봉이 얼마쯤이냐?’부터 시작해 납득하기 어려운 질문들로 곤욕을 치렀다.

    그런 도의회가 정말 많이 변했다. 송순호 교육위원장은 배석한 교장들에게 ‘학교에서는 기관장이지만 여기서는 경남교육청 소속 공무원으로서 참석하신 것이니 잘 협조해달라’며 따뜻한 인사로 시작했다. 의원들은 각자 주어진 20분 동안 올해 교육계에서 있었던 다양한 사건들을 깐깐하게 들추어냈다. 얼마나 많이 조사했는지 현재진행형처럼 들여다보고 있었다. 교육계에 몸담은 우리도 금방 잊기 일쑤인데, ‘맞아, 올해 그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마무리되었지?’라며 적절한 대처인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한 의원은 급식소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지적했는데 현장조사까지 마쳐 필자도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 다른 의원은 학교버스 노선도와 운행시각까지 조사하여 운전직 공무원의 업무 문제를 제기했다. 섬 지역 교원의 주거를 챙기거나, 독일기업 대회에서 우수 실적을 거둔 학교를 칭찬하는 배려도 보였다. 예산 지적은 매의 눈처럼 날카로웠다. 언제 저렇게 분석했을까 싶다.

    공무원은 쏟아지는 지적에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의회는 원래 감시의 역할이니 제 몫을 하는 것이라서 도민의 목소리로 받아들이면 된다. 한 차례 감사로 의회를 평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지만, 필자로서는 그 변화가 크게 다가왔다. 도민의 수준과 감시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다.

    권상철(경남교육청 우포생태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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