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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스토킹처벌법- 이정희(창원여성의전화 부설 창원성폭력상담소장)

  • 기사입력 : 2021-11-03 20: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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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월 21일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됐다. 1999년 스토킹처벌법이 처음 국회에 발의된 이후 22년 만이다.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입장으로써 스토킹을 범죄로 규정하고 형사처벌이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바이다. 정부는 분명히 의지가 있겠으나, 그간 미투운동으로 터져나온 여성들의 목소리와 시민사회가 쌓아온 논의에도 불구하고 처벌법은 미숙하게 나왔다.

    스토킹 또한 여성폭력 발생의 특성처럼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아는 사람 또는 친밀한 관계에서 주로 발생하는 범죄이다.

    범죄행위는 처음에는 비교적 경미한 행위(전화나 문자보내기, 따라다니기, 선물보내기, 잠복해 기다리기, 특정장소에서 지켜보기 등)을 시작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각한 행위(주거침입, 협박, 폭언, 폭행, 납치, 강간, 살해 등)로 발전한다.

    스토킹피해는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서 피해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피해자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발생하는 범죄는 없고, 그 범죄는 어떠한 사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단 한 번의 행위만으로도 피해자는 공포나 불안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공포와 불안을 느껴야만 피해자로 인정하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 안에서의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와 인권보장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여성폭력은 여성들에게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 정부는 무엇보다 여성폭력 범죄로써 발생하는 스토킹범죄의 본질과 피해자의 인권보장 및 자유로운 일상회복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염두에 둬야 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려면 무엇보다도 성차별적인 남성중심적인 가부장성에 의해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자 성적대상으로 인식하는 잘못된 성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본다.

    아직도 뿌리 깊은 성차별과 여성에 대한 잘못된 통념으로 인해 사람들은 성희롱·성폭력을 문제 있는 개인의 일탈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런 일탈행위를 가능하게 만든 구조적이고 제도적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정희(창원여성의전화 부설 창원성폭력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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