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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가을과 일손 부족- 조길환(경남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 기사입력 : 2021-11-02 20: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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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어릴 적 잠이 참 많았다. 하지만 농촌에선 꿀맛 같은 늦잠을 자게 두지 않는다.

    특히 가을은 더욱 그렇다. 우리 속담에 ‘가을철에는 죽은 송장도 꿈지럭한다’,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농촌의 가을은 바빠서 누구든지 나서서 거들어야 했던 것이다. 그 시절은 뛰어난 수확 기계가 없어도 농촌의 인력이 풍부해서 수확의 결실을 봤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수확하는 농기계가 다양화되고 개수가 증가해 인력을 어느 정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농사일은 근본적으로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농촌은 사람이 부족하다. 2019년 경남 농업인구수는 25만9000명으로 20년 전 46만4000명에 비해 44%가 줄어들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도시로 빠져나갔으며 시골은 고령화되고 노동력은 점차 부족해졌다. 특히 올가을엔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각종 기관단체에서도 사람 접촉 문제로 일손돕기를 꺼려 인력 수급이 만만치 않다.

    우리 식탁의 먹거리가 어디에서 오는지 생각해 본다면 농촌 일손 부족은 농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게는 농산물 가격 변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크게는 나라의 먹거리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농촌 일손 부족 문제의 해답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이다. 즉 농촌에 사람이 들어와야 하지만, 당장 농촌 인구를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현실적 측면에서 본다면 농번기만이라도 적극적인 일손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경남도와 시·군, 농협에서는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 일손돕기 알선창구’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농촌 일손돕기는 단순한 1회성 및 전시·홍보성 봉사를 넘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통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고 함께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한 길이 되어야 한다.

    봄, 여름을 지나 땀 흘려 키워온 농작물을 바라보는 농심은 흡족한 결실을 바라고 있다. 모든 작물이 적기에 파종되고 수확이 되어야만 농촌은 진정으로 가을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

    조길환(경남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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