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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징어 게임과 대장동- 구점득(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21-10-18 2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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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가 한국의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고 있다. 소재는 우리가 어릴 적 놀이기구가 많지 않았을 때 친구들과 함께 해왔던 놀이들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 ‘오리떼기(달고나)’. 운동회 때면 피날레를 장식했던 줄다리기 등이 등장한다. 이러한 우리의 놀이 속엔 재미와 협동, 배려가 믹스되어 우리나라 특유의 정서가 담긴 놀이문화로 정착된 것 같다. 오징어 게임을 본 세계인들이 한국 놀이를 따라 하는 영상과 사진을 올리는 현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한국의 원화가 구글에서 세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된 통화가 됐다’는 기사와 ‘한국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 드라마를 제대로 본 게 아니다’라는 조언과 함께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높다.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총 6개의 게임을 통과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참가자들은 현실에서 많은 빚을 지거나 어려움에 직면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이다.

    나는 드라마 초입부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와 잔혹함에 계속 보기를 포기했다가 며칠 후에야 마저 볼 수 있었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이러한 게임이 있다면 목숨 걸고 참가할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내 것은 하나도 손해보지 않고 몇 천 배의 수익을 올리는 현대판 오징어 게임이 있다. 서민들은 내 목숨뿐 아니라 가족의 목숨까지 걸고 게임에 참가하는데, 대장동 게임은 특별한 위험 없이 몇 천 배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어떤 국민이 이를 이해할 수 있을까? 돈을 주체하지 못하고 누가 더 많이 가질지를 의논하다 다투게 되고, 이러한 이유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기사도 봤다. 국민은 배신감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정말 기회가 평등하였는지, 과정은 공정하였는지, 결과는 정의로운지 묻고 싶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사정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부동산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웃으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 저소득층이나 서민층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더 심각한 지경이다. 코로나 사태가 자본주의의 치명적 병폐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여기에 대장동 게임은 청년과 국민들의 희망마저 꺾어버렸다. LH 직원들의 우월적 지위에서 부동산 투기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이제는 LH 직원이 부동산 회사까지 만들어 투기를 했다는 보도도 있는 것을 보면 투기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생각이다. 힘없는 국민과 서민들은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가? 대장동 게임을 전 세계인과 국민이 열광하는 오징어 게임으로 바꾸어 놓아야 할 책임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구점득(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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