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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벼 보급종 신규품종 시범포 품평회를 마치고- 전오권(국립종자원 경남지원 검사유통과장)

  • 기사입력 : 2021-10-13 20: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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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수확의 계절이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황금빛 들녘! 알알이 영글어가는 벼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절로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벼는 언제부터 재배됐을까? 충북 청원군 소로리와 일산시 가와지에서 출토된 볍씨의 연대를 추정한 결과 각각 1만3000년 전과 4500년 전으로 나타나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 재배돼 먹거리로 사용돼 왔음을 알 수 있다.

    벼농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볍씨! 농업인들은 볍씨를 어떻게 구할까? 정부 보급종을 50% 정도 구매하고, 나머지는 자가 생산한 벼를 종자로 사용하거나 농협 등과 자율교환, 기타 형식으로 일반 종자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농업인이 사용하는 보급종은 이처럼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왜 선호할까? 먼저 보급종 생산 과정을 살펴보자. 우리 지역에 맞는 품종을 선정해서 병해충에 감염되거나 다른 품종이 섞이지 않도록 재배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하고 검사해 일반 종자를 파종했을 때보다 병해충 발생이 적고 품종순도가 월등히 높은 장점이 있다. 그리고 수확 후에는 발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적온 건조 및 정밀한 정선(정상종자보다 작거나 큰 종자, 미숙립, 피해립, 병해립 및 이물질 등을 제거)을 하다 보니 편리하게 파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보급종은 일반벼를 심었을 때보다 5∼6%로 더 증수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그럼에도 경남지역(부산, 울산 포함)의 보급종 사용률은 50% 수준인데 이는 타 시도보다 5∼10% 정도 낮은 비율이다. 이에 따라 국립종자원 경남지원에서는 벼 보급종 공급률을 높이고 농가의 수익증대에 기여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리 지역에 맞는 보급종 신규품종을 선발해 보급종으로 공급하고자 신규품종 시범포 품평회를 계획했다.

    경남지역(부산, 울산 포함)에 공급하는 보급종 신규품종에 대해 시범포 운영할 시군을 신청받아 4개 시군(창원, 진주, 함안, 울산)을 선정한 다음, 농가를 선정하고 재배관리해 마침내 9월 27일과 28일 이틀간 4개 지역에서 품평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품평회에는 지자체 관계자는 물론 농협RPC, 육묘장, 쌀 전업농 회원, 미곡작목반 등 다수가 참석해 새청무벼 대체품종인 ‘영진벼’와 도정률이 좋고 밥맛이 우수한 ‘현품벼’의 전시품종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창원, 진주, 함안의 경우 공공비축미곡으로 지정된 새청무벼가 보급종으로 공급되지 않다 보니, 대체품종인 영진벼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당장 내년도부터 보급종으로 공급을 늘려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새청무벼는 경남지역에서는 보급종으로 공급할 수 없는 품종이어서 농업인들이 전남에서 일반 종자를 구입해 재배하다 보니 품종 순도가 많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좋은 신규품종이라 하더라도 그 품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선 듯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나 이번처럼 품평회 등을 통해 신규품종을 알아 간다면 품종 선택에 훨씬 수월할 것이다. 이번 품평회를 통해 지자체는 물론 농업인들과 좀 더 소통하고 좋은 품종을 소개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오권(국립종자원 경남지원 검사유통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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