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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아프리카 케냐가 부럽다 - 고성배 (한국차문화연합회장)

  • 기사입력 : 2021-10-04 21: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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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는 1980~1990년대, 하동과 보성의 규모 있는 제다 업체와 전국의 주요사찰은 물론 아모레퍼시픽 설록차 등에 다기와 다 도구를 공급하였다. ‘하동야생차문화축제’ 탄생에 기여했었고, 2004년부터는 차 문화 민간 행사를 주도하면서 국회의장을 비롯, 다수의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차문화진흥법’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였던 사람이다.

    40년 세월이니, 한국의 근대 차 문화사를 잘 알고 있지 않겠나 싶다. 민족의 명절 제사를 다례(茶禮)라 하면서도 세계 최하위권 차 소비 국가가 된 아이러니함도 깨닫고 있는 사람이다. 진정, 애국적 마음에서 영·호남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차엑스포’를 2018년 7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에게 제안했었다.

    도정 과제사업으로 채택, 문화관광체육국과 수차례 협의를 거쳐 김영근 성균관장, 김현태 전 창원대 총장, 이홍욱 대구우리차문화연합회 이사장, 신서영 밀양오딧세이 총감독, 이상균 차와문화 발행인, 홍순창 한국차생산자연합회장 등 전국 삼십여명의 중진 차문화인들과 이상인 경남도의원, 류명현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이 함께하여 ‘대한민국 차문화엑스포 추진위’ 발대식(2019년 3월 4일)을 하였다.

    이러함에 발끈한(?) 하동군은 별도의 ‘하동야생차문화엑스포 자문단 및 기획단’ 발대식(2019년 5월 23일)을 가지고 7개월간 경상남도를 설득하였다. 도는 창원, 김해 등도 참여하는 경상남도적 차원의 국제 행사를 조건부 승인(2019년 12월 30일), 정부에 올렸고 기획재정부는 제121차 국제행사 심의에서 2022년 5월 5일부터~23일까지 20일간 개최하는 것으로 승인하였다.

    지난날, 하동과 보성은 차 엑스포를 추진하려 많은 공을 들였다. 정종해 전 보성군수의 경우도 엑스포팀을 조직하고 다각도로 노력하였으나 결국 승인을 득하지 못했다. 그 후 만든 것이 ‘보성세계차박람회’이고 2019년 제7회 대회까지 그 명칭으로 개최하였다.

    ‘하동차엑스포’ 승인은 보성군 입장에선 초미의 관심사였고, 군수에게는 정치적 생명이 걸려있는 민감한 사안이었을 것이다. 이에 ‘차 박람회’ 명칭을 ‘차 엑스포’로 바꾸면서 ‘하동차엑스포’ 개막일보다 6일 앞선 2022년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1주일간 개최하는 ‘제10회 보성세계차엑스포’ 선포식(2021년 5월 22일)을 하였다. 보성군이 차 엑스포라는 명칭으로 하동군보다 앞서 개최한다. 하니 하동군은 20일간 개최하기로 한 엑스포를 30일간으로 연장하면서 보성군보다 6일 앞선 4월 23일 개막일을 변경하였다. 또다시 얼마 전 보성은 하동보다 앞선 4월 15일부터 4월 21일까지 ‘보성세계차엑스포’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지금 코로나 정국이다. 내년 봄에는 대선과 지방 선거가 있다. 머지않아 행정은 공명선거를 위하여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갈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현 급 도시 한 곳 생산만큼도 되지 않는 700여억원의 생산액을 두고 두 곳에서 개최하는 차 엑스포…. 그 자체도 경쟁국들에겐 웃음거리일 것인데, 불과 7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간, 다농(茶農)들은 햇차를 만들기 위해 밤낮 가리지 못할 한창 바쁠 그러한 4월에 개최해야 하는 엑스포!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차 산업의 역사는 신라 대렴이 당나라로부터 차 씨앗을 가져온 828년으로 보면 1200년이고, 김해에서 주장하는 허황후 혼행길에 가져왔다는 구전에 무게를 실으면 2000년이다. 아프리카 케냐는 영국인 정착민 케인(Caine) 형제가 1903년 인도에서 차나무를 가져와 재배하였으니 불과 118년이다. 2013년 통계, 차 재배 면적이 19만8600㏊로서 2926㏊(2019년)인 한국보다 70배, 생산은 100배가 넘으며 전 세계 수출량 22%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관리하고 국가적 산업으로 키워나가는 케냐가 왠지 부럽다.

    고성배 (한국차문화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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