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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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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산새와 물새- 윤일광

  • 기사입력 : 2021-09-16 08:10:16
  •   

  • 산새는

    바다가 그리워

    파도 소리로 울고


    물새는

    산이 그리워

    바람 소리로 운다


    산새는

    물새 들으라고

    바다 향해 울고


    물새는

    산새 들으라고

    산을 향해 운다


    ☞ 닿을 수 없는 것들을 그리움이라 부른다. 산새는 산에 살고, 물새는 바다에 산다. 산새이고 물새이고 사람이라서, 가고자 하는 곳에 갈 수 없고 꿈꾸는 세계는 멀리 있다. 내 손에 잡히는 그리움과 내가 안고 사는 그리움이 다를 것이다. 산새가 바다를 그리워하는 것은 자신의 현실과 다른 이상을 꿈꾸기 때문이다. 바다는 산새가 품고 싶었던 그리움의 현장이거나 소망하는 세상이다. 물새는 푸르른 산의 깊은 바람 소리로 운다. 산은 물새가 자신을 내려놓고 싶었던 그늘일지도 모른다.

    이 동시는 각각의 행과 연의 길이가 일정하여, 소리 내어 읽으면 운율이 입에 감기는 듯 자연스러워 노래처럼 들렸다. 이 동시가 발표된 연도를 찾아보다가 나는 놀랐다. 이미 30년 전인 1991년, MBC 창작동요제에 참가하여 상을 받은 작품이었다. 아이들이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는 청아한 바람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산새와 물새의 마음은 그리움을 타고 꿈이 이루어지는 노래가 되고 있었다. 이 귀한 노래를 여러 번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동시 한 편으로 예쁜 마음속 그리움이 노래가 되고, 노래는 다시 시가 되어 우리를 꿈꾸게 한다. 우리 마음속에 아름다운 동심이 남아 있다면, 바람 소리가 파도를 타기도 하고, 파도 소리가 바람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노래를 불러보면, 그대 마음속 소중한 무언가가 바람 소리를 내며 파도를 타고 오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김문주(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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