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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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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박하향기- 김미자(화가·부곡온천문화예술협회 대표)

  • 기사입력 : 2021-09-15 21: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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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박하꽃의 상큼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여름내 푸르름으로 무성하던 박하정원에 어느새 듬성듬성 잎이 진 가지 마디를 둘러싸고 작은 보랏빛 박하꽃이 피었다. 올망졸망 촘촘히 핀 꽃송이들이 참 앙증맞게 귀엽다. 한겨울 추위를 땅속에서 견디고 봄에 여린 새잎으로 돋아나 한여름 뙤약볕이 담금질해도 진초록의 물이 뚝뚝 배어날 듯 청청하게 잘 견딘 박하다. 잎이 옅어지는 8월 하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9월에 만개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꽃이 있고 철마다 피는 꽃들은 우리들에게 위안과 감사,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올가을은 연인을 만난 듯 보랏빛 박하꽃에 매료되어 박하정원에 발걸음이 잦아진다.

    박하의 꽃말은 ‘순진한 마음’, ‘온정’, ‘미덕’으로 누가 지었는지 꽃의 수수한 겉모양과 쓰임새에 참 잘 어울린다. 박하는 오래전부터 가까운 자연에서 자생했으며 강한 생명력으로 아무 곳에나 잘 적응하고 겨울에 땅속뿌리로 월동하여 봄에 다시 자라는 다년생 꿀풀과 식물이다. 사람에게는 꽤 이로운 식물로 박하잎은 말려서 차로 음용하거나 한약재로 썼다. 동의보감에는 박하의 여러 가지 효능이 기록되어 있고 감염, 감기나 두드러기, 발진 등 피부질환, 발열을 동반한 다양한 증상에도 약으로 써 왔다. 맛이 매우면서도 시원한 느낌의 멘톨이 주성분으로 몸 표면의 열을 식혀주고 풍열로 인한 자극을 잘 흩어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박하는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먼저 잎을 무성하게 키워 차나 약재로 내어 주고 잎이 질 때쯤 수줍은 꽃송이를 피우는 박하꽃을 보며 실속 없이 울긋불긋 화려한 겉모습만 뽐내는 꽃들과 비교하면 참 고맙고 기특한 생각이 든다.

    ‘박하향기’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마을기업의 이름이기도하다. 퇴임 후 고향 마을에서 일터를 찾았고 좋은 이웃들과 함께 토종박하를 재배해 만든 박하차와 박하사탕을 판매하고 있다. 봄에는 어린 모종을 주변 마을이나 기관에 배포해 준멸종식물로 분류된 박하를 보호 육성하는데도 한몫을 하고 있다.

    박하향기가 온 마을에 퍼져 심신이 지친 이웃들에게 위안과 희망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미자(화가·부곡온천문화예술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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