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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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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지방자치 구현을 위한 필요조건- 허진(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9-12 19: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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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선거나 개헌에 관한 논의가 있을 때마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에 관한 의제도 주요 이슈로 다뤄진다. 우리나라는 군사정권 시절인 제3공화국부터 제5공화국까지 대통령 중심의 강력한 중앙집권제가 지속되다가 제6공화국 개헌과 함께 지방자치법이 부활하였다. 1991년 지방의회 선거가 다시 치러지고, 1995년 6월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이 동년 7월 1일 첫 임기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지방자치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지방자치라는 개념은 본래 유럽식 전통에서 기인한 것이다. 5세기 중반, 로마 제국이 몰락한 이후 서유럽은 중세 봉건사회가 오랜 기간 지속되었다. 로마 시대 건설된 도로가 유실되면서 유럽의 영토는 여러 지역으로 분할되었고, 각 지역은 봉건 영주와 교회의 지배를 받으며 외부와 단절되어 자급자족하는 형태로 존재했다. 당시 유럽에는 중앙집권체제를 갖춘 강력한 국가권력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 지역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곳 영주나 주민들이 그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그것이 유럽에서 지방자치가 정착된 배경이다.

    서구에서 중앙집권적 민족국가가 등장한 것은 19세기 초 프랑스의 나폴레옹 시대부터지만, 동아시아에선 기원전부터 중앙집권적 통일국가가 등장하였다. 중국 진나라의 시황제는 BC 3세기에 전국을 통일하고 봉건제 대신 군현제를 시행했고, 과거 조선도 모든 군현에 지방관을 보내어 중앙집권제를 구현했다. 유교적 통치이념에 군신과 백성 이외에 지방정부란 개념은 없다. 이런 역사적 전통에서 지방자치는 지방 토호들의 전횡이나 부정부패와 같은 부정적 이미지로 착색되었다.

    민주사회가 되려면 지방자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방자치의 필수요건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의 공약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자립정신과 주인의식이다.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면 아주 사적인 문제까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거나 매사를 정부 탓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지방선거나 지방의회가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지역주민에게 지방재정 확충이나 지자체의 권한 강화 같은 지방분권 정책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지역주민을 지방자치의 주체로 나서게 만드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다.

    허진(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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