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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교훈-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1-09-07 20: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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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제1·2차 대전을 통해 미국은 세계 패권국가로 등장한다. 이후 자국의 이해관계와 세계의 공산화 등에 맞서 현재까지 세계경찰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엄청난 정보력과 군사력, 경제력이 뒷받침되면서 가능했다. 하지만 미국도 뼈아픈 경험이 있다. 1973년 베트남전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철수가 대표적이다.

    ▼베트남전 개입이 공산화 방지가 명분이었다면 아프간의 경우는 2001년 9·11테러로 미국의 심장부가 공격당한데 대한 분노의 폭발로 야기됐다. 미국은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을 넘기라는 제안을 탈레반 정권이 거부하자 그해 10월 아프간을 침공한다. 이를 통해 목표로 했던 오사마 빈라덴도 죽이고 탈레반 정권도 전복시키고 친미 정권도 수립한다. 하지만 20년 동안 1200조라는 천문학적 비용과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지만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월 탈레반과 철군협정을 맺고, 이어 현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수용한다.

    ▼지난 5월 3일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인 지난달 15일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전쟁 승리를 선언한다. 30만명으로 추산되는 아프간 정부군이 고작 8만명의 탈레반 반군에게 패했다. 미국이 20년간 공을 들인 민주 정부 수립이 미군 철수가 완료되기 전에 산산조각 난 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아프간전은 미국이 1954년부터 20년간 남베트남 정부를 지원했지만 미군 철수 후 2년 만인 1975년 붕괴한 베트남전을 떠올리게 한다.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에서의 헬기 탈출 모습과 카불 함락 직전 대통령이란 자가 수송기에 엄청난 달러를 싣고 달아나려 했던 모습도 그대로다. 국가 지도부의 만연된 부정부패와 국민들의 확고한 자주국방 의지 부족 등은 외부에서 막대한 지원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이명용(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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