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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5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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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길을 만드는 사람들 - 양연규 (수필가·전 창원 석동중 교장)

  • 기사입력 : 2021-08-31 21: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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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연규 수필가·전 창원 석동중 교장

    경남신문 8월 27일자 스포츠 면에 실린 3줄짜리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사진과 함께 소개된 사람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한 독일의 탁구 선수 ‘스테파니 그레브’였다. 그녀는 왼쪽 손이 없고 의수를 단 오른손으로 경기를 한다. 거기다 오른쪽 다리는 의족이다. 앞서 열렸던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과 탁구 대결을 한 폴란드의 ‘파르티카’ 선수에게서 받았던 감동이 무척 컸었던 터라 그에 대해 많은 기사를 살펴보았다.

    감동을 전해준 선수는 또 있었다. 이집트의 ‘이브라힘 하마드투’ 선수는 어릴 때 기차 사고로 두 팔을 잃었다고 한다. 그는 손 대신 발가락으로 공을 올리고 입에 문 탁구채로 서브를 넣었다. 우리 한국의 박홍규 선수에게 지기는 했지만 승패와 관계없이 경기를 보던 모든 이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우리나라의 서수연 선수 이야기는 다른 감동을 전한다. 러시아 선수와의 탁구 단식 경기에서 두 세트를 지고 있다가 역전승을 했다. 그녀는 경기 후, 패배한 러시아 선수에게 준비했던 선물을 건네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델을 꿈꿨던 서수연 선수는 여고생일 때 의료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절망적인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탁구라는 새로운 길을 찾으면서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맹자의 말씀에 ‘지금의 근심은 나를 살게 하고, 지금 편함은 나를 죽게 한다.(生於憂患 死於安樂)’고 했다. 위대한 사람들은 힘들고 어려운 역경을 잘 견뎌낸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 주위에서는 절망의 앞길, 막혔다고 생각한 삶의 길을 의지와 열정으로 새롭게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창원향토학교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이들을 보고 있다. 평균 나이 60세 전후의 학생들이 한글반과, 중고등 검정반에서 공부를 한다.

    어려웠던 환경 때문에 이제야 주경야독을 하고 있다. 문턱만 넘어서도 방금 공부한 내용을 모두 잊어버린다는 그들은 오늘도 더위 속에서 자신들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들과 장애 선수들이 가는 길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양연규 (수필가·전 창원 석동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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