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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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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감성을 일깨우는 우리 동요- 장진화(아동문학가·이원수문학관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21-08-30 21: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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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로 시작하는 가곡 ‘별’, 가을에 접어드는 이맘때 즐겨 부르는 노래이다. 그런데 이 노래를 작곡했던 우리 지역 출신의 작곡가 이수인 선생이 지난 22일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많은 서정 가곡뿐만 아니라 ‘둥글게 둥글게’, ‘솜사탕’ 등 500편이 넘는 동요를 작곡했고, 동요의 힘과 가치를 강조하면서 우리 창작동요를 지켜가는 일에도 앞장섰던 이수인 선생. 아름다운 노래뿐만 아니라 후학을 길러내는 데 최선을 다하셨던 음악계의 큰 별이었기에, 그의 타계 소식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수인 선생은 가곡과 동요를 부르지 않는 요즘 우리 사회를 늘 안타깝게 여기셨고, 몇 해 전 어느 인터뷰에서는 이런 말씀도 남기셨다.

    “공자는 백성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그 사회의 수준을 안다고 했지요. 아름다운 노래를 많이 부르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돈이 많아서 행복한 사람 있나요? 그건 진짜 행복이 아녜요. 돈 부자보다는 마음의 부자가 되자는 겁니다.”

    최근 가곡이나 동요를 부르거나 들은 적이 있는지 자문해보자. 아마 없다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동요를 부르는 것은 유치한 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원수문학관을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국민동요라고 불리는 ‘고향의 봄’이나 ‘오빠 생각’을 물어보면 아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나마 ‘고향의 봄’은 들어봤지만 ‘오빠 생각’을 비롯한 옛 동요들은 제목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고들 한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고 집에서도 부르거나 듣지 않기 때문인데 어느샌가 우리 모두 마음이 가난해진 건 아닌가 싶다.

    오는 2024년이면 한국 창작동요의 역사가 100년이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요인 윤극영의 ‘반달’이 발표된 1924년 이후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동요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따뜻한 감성을 심어주었다. 어린이를 위한 노래긴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동심과 추억에 빠져들게도 한다. 그러니 오늘 가만히 눈을 감고 동요를 불러보자. 아마도 그동안 잊고 지냈던 마음의 온기로 마음 부자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진화 (아동문학가·이원수문학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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