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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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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112는 생명의 전화- 박찬혁(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8-24 20: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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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국민들이 위험하고 긴박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올리는 번호는 바로 ‘112’가 아닐까?

    작년 한해 전국의 112신고 전화 건수는 약 1900만건, 평균 1.6초마다 한 번꼴로 112신고 전화벨이 울린 셈이다. 하지만 112신고 건수만큼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집앞에 쓰레기를 치워달라’, ‘짜장면을 시켰는데 상한 것 같다’, ‘우리집 고양이가 아픈 것 같다’처럼 경찰의 역할과 거리가 먼 비긴급신고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긴급신고는 작년 한해 동안 820만 건이며 허위신고도 4500건에 이른다.

    119와 112는 생명의 전화이다. 무조건적인 출동 요청이나 장난 및 허위로 신고하는 경우, 정작 위급한 상황에 경찰이 신속히 출동하지 못해 무고한 생명이 희생될 수 있다. 또한 긴급전화의 경우, 신고자의 동의없이 발신번호 조회 및 위치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은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112신고 제도의 중요함을 깨닫지 못하고 가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얼마 전 경남에서 경찰에 상습 허위신고와 욕설을 한 남성에게 형사처벌에 이어 약 580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이 남성의 허위신고와 언어폭력 행위는 경찰관들의 정신적 피해 유발과 경찰업무 방해 혐의가 인정돼 재판을 받았다. 허위신고 근절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신고자를 더 강력하게 처벌하려는 법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판결이다.

    11월 2일은 무슨 날일까? 바로 ‘112범죄신고의 날’이다. 112의 의미는 ‘일일이 알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1957년 서울과 부산경찰서 수사과에 수신번호를 112로 하는 ‘비상통화기’가 설치되면서 도입됐고, 이후 현재의 112시스템으로 발전해온 것이다. 대한민국 경찰의 112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필리핀, 앙골라, 과테말라 등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전수교육을 통해 치안 한류의 중심적 역할을 해낸 바 있다.

    살다보면 누구나 경찰이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가장 빨리 나에게 경찰이 도착하기를 원한다면, 우리가 먼저 허위신고와 비긴급신고를 줄여야 한다.

    박찬혁(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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