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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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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나는 나의 주인입니까?- 김수경(창원문성대 문헌정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8-19 20: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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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일 이어지는 나쁜 뉴스들로 마음이 언제나 번잡하다. 그 뉴스들과 연관된 과거의 묵은 감정, 현재의 불안과 미래의 두려움으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애써 조금 더 순화된 SNS를 찾아본다. 하지만 거기에 올라오는 타인들의 글과 사진들은 하나같이 행복해 보이거나 그래도 뭔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듯한데, 나만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아 더 서글퍼지기도 한다. 이럴 때 나는 나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하고 자문하게 된다.

    그림책 〈나는 나의 주인〉(토토북, 2010)은 내가 주인으로 잘 살고 있는가를 성찰하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나는 내 몸이 보내는 신호, 내 마음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듣는지요? 내 마음을 다른 사람이 몰라줄 때 내 마음은 어떤가요? 화가 난다, 서운하다, 마음이 아프다, 꼴도 보기 싫다 등으로 마음은 반응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우리는 누구나 페르소나(가면 혹은 사회적 얼굴)를 여러 개 쓰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 에세이스트 정재찬 교수의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인플루엔셜, 2020)을 읽으며, 방탄소년단의 ‘페르소나’의 가사와 어린왕자의 여우와 장미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숙고하게 되었다. 결국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역할관계 속에서 다양한 페르소나를 하나씩 만들며 살아간다. 이러한 진짜인 듯 가짜인, 가상의 나는 SNS의 닉네임, 아바타로 나타나기도 하고, 최근에는 디지털 지구라고 하는 메타버스의 캐릭터에도 드러난다. 가상게임 속에서 멋진 캐릭터로도 살아보지만 그곳을 벗어나면 현실은 그대로이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 여러 개의 가면을 바꿔가며 쓰고 살아가지만 현실 물리적 세계에서 나는 통합된 나로 살아가야 한다. 〈나는 나의 주인〉에서 주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주인은 책임지고, 소중하게 보살펴 주는 사람입니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새나 숲에 있는 나무들처럼 자기 스스로를 키우는 사람입니다.” 다시 자문해 본다. 나는 나의 주인으로서 몸과 마음을 책임지고, 보살피며, 스스로 키워나가고 있는가?

    김수경(창원문성대 문헌정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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