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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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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마음속 두 마리 개- 김춘석(창녕군의원)

  • 기사입력 : 2021-08-18 20: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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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의 마음속에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개 두 마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발함에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 見(견)과 犬(견)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마음속에 편견과 선입견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마음속에 크고 작은 자기만의 확증 편향을 안고 산다. 이 괴물은 살아오는 동안 때로는 나도 모르게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자라 내 마음을 멋대로 조종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생각들이 대부분의 경우는 오랜 경험치에서 얻어진 결과를 바탕으로 생긴다. 하지만 이 결과치가 모든 경우에 완전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라는 데 함정이 있다. 그나마 자신의 경험으로 얻어진 것이라면 ‘살아보니 그렇더라’는 변명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사회의 강요에 의해 만들어진 이데올로기이거나 부분의 특성을 전체로 확장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것이라면 이것은 심각하다.

    얼마 전 있었던 양궁의 안산 선수에 대한 페미니즘 논란은 생각의 오류가 낳은 심각한 폐단이었다. 짧은 머리와 손동작 하나로 일부의 사람들이 한 빛나는 선수를 순식간에 비난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을 보며 아찔했다. 세상과 사람의 생각을 그토록 양분된 두 개념의 흑백논리 위에서 무 자르듯 자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짧은 머리와 손 모양으로 한 사람을 단정해 버리는 논리는 도대체 어떻게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나마 안산 선수가 흔들리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여 마지막 세 번째 금메달까지 땄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많은 국민들이 알지 못할 죄책감에 시달릴 뻔했다.

    이 논란을 계기로 나의 마음속도 편견과 선입견의 두 마리 개가 마구잡이로 헤집고 다녀 삐죽삐죽 가시가 돋아 있지는 않을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요 호취간래총시화(好取看來總是花)”란 말이 있다. 나쁘게 보면 뽑아야 할 풀 아닌 것이 없고 좋게 보면 모든 것이 꽃이라는 말이다. 자신의 생각만 옳다는 좁은 식견에서 벗어나 조금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다르게 볼 수 있을 것인가. 바로 그 지점에서 화해와 포용, 그리고 관용이 싹틀 것이다.

    김춘석(창녕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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