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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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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피어라 가시연꽃- 김춘석(창녕군의원)

  • 기사입력 : 2021-08-11 20: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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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포늪에 여름 선물인 가시연꽃이 피었다. 식물 전체에 가시가 나 있으며, 잎의 지름이 크게는 2미터까지 자라는 이 가시연꽃은 일본, 중국, 인도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 나라에는 남한과 북한에 각각 극소수가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시연꽃이 우리 창녕의 우포늪에 자생하고 있다는 것은 큰 자랑이기에 여름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뙤약볕 아래에서 피어날 꽃을 기다린다.

    나는 우포늪에 대한 각별한 감회를 지닌 사람이다. 그 근본은 어린 시절 이곳에서 형들이 잡은 물고기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 대한 고마움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2008년에 열린 제10차 람사르총회 시에는 전 세계 참여국 회원들의 습지 방문지가 우포늪이었다. 당시 창녕군 환경정책과장으로서 따오기 복원 준비와 람사르총회 개최의 중책을 맡아 동분서주하면서 과로로 병원에 실려 가는 아찔한 경험도 했다. 전국에서 찾아오던 많은 귀빈을 안내하고 창녕과 우포늪을 알리는 일은 힘들었지만 의미가 컸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우포늪을 방문했다. 자전거로 관람하기 위해 생태관 잔디광장에서 자전거 타는 것을 연습해 보았는데 자꾸 넘어졌다. 어쩔 수 없이 2인용을 빌려 앞에는 젊은 국회의원이 타고 뒷좌석에는 박근혜 대표가 타서 대대제방까지 갔다 왔다. 그때 자전거가 넘어져 한 국회의원이 다쳤던 일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는 추억이다. 당시로서는 어떻게 하면 제10차 람사르총회 기간에 몰려오는 관광객을 분산시키면서 맞이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궁리 끝에 대지농공단지 부지를 대형주차장으로 정하고 거기서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하루에 10대의 관광버스를 임차해 우포생태관까지 순회 운행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비록 고되었지만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창녕을 세계에 알렸던 일은 지금도 공직생활 중 가장 잘했다 싶은 보람된 기억이다.

    우포늪은 아름답다! 지금은 언제 람사르총회의 분주함이 있었냐는 듯 조용하기까지 하다. 우포의 가시연꽃이 전 국민들의 마음에 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순천만처럼 생태도 보존하면서 우포늪의 아름다움을 더 널리 알리는 그런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

    김춘석(창녕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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