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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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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이대로 괜찮은가- 이재환(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

  • 기사입력 : 2021-08-10 20: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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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6월 경남 도내 학생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잇따라 이어졌다.

    남해에서는 계모의 폭행으로 여중생이 사망했고, 김해에서는 여고생 한 명과 여중생 두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였다. 그러나 학교는 이들의 이상 징후를 눈치채지 못했다. 심지어 학대를 받던 남해 여중생은 검사 결과 점수가 높을수록 위기라고 판단하는 기준과 정반대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아 정서, 행동에 문제가 없는 아이로 나왔다. 이로 인해 위기학생의 조기 발견을 위해 시행되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초등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까지 3년 간격으로 학기 초에 실시되며 초등학교는 학부모, 중·고등학교는 학생이 검사에 참여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관리군에 속하는 학생은 학교에 설치된 ‘위클래스’에서 상담을 받는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타당성이 높다고 알려진 다면적 인성검사(MMPI-A)가 470문항으로 구성된 점과 비교하면 8배가량 적은 60문항으로 교육관계자들에게도 신뢰도가 낮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청소년 시기에 부모에게 결과가 통보된다는 점은 솔직한 답변을 주저하게 만든다.

    특히 교내에 배치된 상담교사와 소통하는 모습이 자칫 또래로부터 정서적으로 불안한 친구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는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아동학대 가해자가 대부분 부모인 현실에서 가해자가 검사에 참여하거나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위험과 “구체적으로 자살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 “이 검사에 성실히 응답하고 있다?” 등 청소년의 감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질문을 보면 누구를 위한 검사인지 의문이 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검사방식의 변화를 모색하여 검사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 학생의 자존감을 지켜주며 신뢰할 수 있는 외부상담통로를 만들어주는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약 27만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아이가 갈수록 귀해지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더 이상 잃어버리는 아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한다. “아이를 낳으라”고 권하기 전에 아이양육과 성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교육적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정신적, 육체적 성장의 과도기를 보내는 학교가 있다. 앞으로 학교 운영은 학습 못지않게 학생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그 삶을 지켜주는 교육을 목표해야 한다.

    그렇기에 학교에 입학한 학생과의 소통의 첫 단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아이의 정서와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는 실질적인 검사가 되어야한다.

    이재환(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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