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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거침없이 가자! 팬들 같이 갈까?- 허철호(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21-08-02 20: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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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가 참 운이 없네. 원정 숙소의 투숙객 중에 확진자가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그러게요. 선수단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야 할 텐데…”.

    지난달 8일 서울 원정경기 중이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투숙한 호텔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이날 예정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가 취소됐다는 뉴스를 보고 후배 기자와 나눈 대화다.

    그러나 다음 날인 9일 NC 선수단에서 선수 두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다음 날에도 추가로 선수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그즈음 NC와 경기를 했던 두산에서도 선수 중 두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로 인해 NC는 선수와 코치진 64%가 자가격리 대상이 됐고, 두산은 자가격리 대상이 68%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달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13~18일 예정된 프로야구 경기를 연기하고, 당초 계획된 19일~8월 9일 도쿄올림픽 휴식기까지 리그를 중단키로 했다.

    KBO의 리그 중단 결정에 대해 “구단 내에 확진자가 나와도 대체 선수로 리그를 운영하는 것이 KBO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의 원칙이며, NC와 두산이 방역 관리에 허점을 노출해 생긴 리그 중단으로 다른 구단과 팬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렇지만 코로나 확산 상황에서 팀 성적을 위해 선수들의 안전을 감안하지 않은 이런 주장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NC 선수단의 코로나 감염이 선수들과 외부 여성들의 호텔 내 술자리에서 비롯됐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그것도 호텔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온 지 7일 만에. 코로나 시국에 원정경기를 위해 투숙하고 있는 곳에서 선수들이 외부인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동안 NC 구단은 ‘호텔 내 술자리’ 사실을 몰랐을까? 선수들을 관리해야 할 구단은 방역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말인가.

    여기다 지난달 7일 NC 구단 유튜브에 올라온 ‘다이노스 퇴근캠-우리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번 술자리 파문을 일으킨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대부분 잠을 자거나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해 쓴웃음을 짓게 했다.

    프로팀과 선수들은 팬들이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다. 팬들이 프로팀과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건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팬들은 팀이 비록 꼴찌여도 선수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지난 2018년 NC가 정규리그에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할 때도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응원과 믿음은 계속됐다.

    팬들은 우리 팀 선수들이 내일의 승리를 위해 성실하게 훈련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적도 있었기에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킬 것이라는 것도.

    팬들은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떨어져 앉고, 응원가도 부르지 못하고, 음식도 먹지 못하는 불편을 감수했다. 그러나 NC 구단과 선수들은 이런 팬들의 믿음을 저버렸다. 이로 인해 NC 팬들은 큰 실망을 느꼈을 것이다.

    중단됐던 프로야구 경기가 오는 10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NC 다이노스도 ‘거침없이 가자!’라는 슬로건 아래 경기를 계속할 것이다. 지난 2011년 창단 후 10년 동안 NC 구단과 선수와 팬들이 한마음으로 외쳤던 ‘거침없이 가자’라는 말에 이전처럼 팬들이 함께할까?

    허철호(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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