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촉석루] 바다야, 괜찮니- 장진화(아동문학가 이원수문학관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21-08-02 20:34:51
  •   

  • 얼마 전 다큐멘터리 영화 ‘산호초를 따라서’를 보았다. 영화는 바다의 꽃이라 불리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여러 종류의 산호초와 본래의 색을 잃고 새하얗게 죽어가는 산호초의 모습을 대비해 보여주며, 멸종위기에 처한 산호초의 현실을 말하고 있었다.

    산호초는 바다 생태계의 근간이다. 전체 바다의 1%도 안 되는 산호초 군락에 바다생물 약 25%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파도나 해일의 피해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해양생태계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산호초가 지구온난화로 사라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미 전 세계 산호초의 20%가 완전히 사라졌고, 25%는 곧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한다. 바다의 열대우림이라고 불리는 산호가 사라진다면 해양생물들은 물론 인류에게도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다.

    몇 해 전 남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를 다녀온 적이 있다. 340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신들의 바다정원’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그때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바다에 들어갈 때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못하게 했다. 이유는 그 속에 들어 있는 화학성분인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가 산호초 백화현상을 일으키고, 물고기의 호르몬 체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팔라우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학물질 10종이 포함된 자외선차단제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했다. 그 외에도 하와이 등 곳곳에서 이 물질이 포함된 자외선차단제의 반입과 사용을 막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지구촌 곳곳에서 이 물질이 1만4000t씩 산호초에 흘러든다고 하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코로나 시대이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위안과 재충전을 위해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맞아주던 바다에게 말을 걸어보자. 괜찮으냐고. 그리고 수많은 바다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작은 노력으로 쓰고 있는 자외선차단제 성분부터 확인하는 일부터 해보자. 이 작은 실천이 바닷속 산호초를 살리는 길이며, 해양생물들을 지키는 길이며 나아가 우리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장진화(아동문학가 이원수문학관 사무국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