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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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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 안보 안심할 수 있나- 강기묘(기업재난관리사)

  • 기사입력 : 2021-07-07 20: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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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대양 세력이 부딪치는 갈등의 한복판에 놓인 작은 땅 한반도에서 고유문화를 잃지 않고 강역을 지켜 오늘에 이르렀으니 한민족은 대단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19세기 이 땅을 통치하던 조선조 위정자들은 사대주의 모화사상과 유교 성리학 그리고 세도정치에 함몰된 나머지 서세동점의 국제정세를 간파하는 혜안이 부족했고, 실시구시에 입각한 부국강병에 대한 정치철학이 없었다.

    그 결과 힘없는 조선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나라를 통째로 바쳐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 그 뼈아픈 질곡의 세월 동안 많은 우국 애국지사가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악전고투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하지 못한 해방은 국토의 분단을 불러왔고, 김일성 도당의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후 극심한 이념 대립 속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몇 안 되는 공산국가 중에서도 가장 호전적인 정권이 지배하는 우리의 반쪽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아쉬운 대로 북의 노동당 정권이 중국이나 베트남, 심지어 쿠바 정도만 돼도 남북이 이렇게 적대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정치가 절대적으로 경제를 지배하는 북한과 자유시장경제 체제인 남한의 국력차가 엄청나게 벌어지자 위기의식을 느낀 북정권은 결국 핵무기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솔직히 핵무기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안전은 보장할지 몰라도 북한 인민들의 풍족한 삶은 지켜주지 못한다고 본다.

    시민사회도 여론도 존재하지 않고 정권교체의 위험도 없는 일당 독재 유일영도 체제인 북한 정권이 인민의 생존을 생각해서 이미 완성한 절대무기를 포기하리라 기대하기 힘들다.

    북한이 핵폭탄 수십 수백 개를 만들어 실전 배치하면 우리 대한민국은 생존을 위한 자체 전략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오직 김정은의 이성과 자비에만 의존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재래식 무기나 미사일 방어망으로는 핵무기에 대항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실전에서 핵포탄 한두 방 맞고 나면 끝장이다. 따라서 핵은 핵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상호 공포의 균형만이 핵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북한의 핵무장에 대한 우리의 대책으로 자체 핵무장, 전술 핵 재배치 그리고 미국의 핵무기 공동사용 등이 거론될 수 있으나,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는 한 미국의 핵 종속국이 되는 것이고, 한국이 핵 공격을 당했을 경우 미국이 자국민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반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미국이 파리를 위해 뉴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드골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핵을 개발하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견제와 제재가 있겠지만, 경제는 무너져도 언젠가 복원할 수 있지만 안보가 무너지면 국가 자체가 존립할 수 없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우리 국민은 진지하게 독자적 핵 억지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장을 방조하고 묵인하는 마당에 우리의 핵무장은 절실하고 명분도 선다.

    우리의 핵개발이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우려는 있지만 북한이 완전 비핵화하면 우리도 폐기하겠다는 조건을 걸 수도 있다. 그리고 한국이 핵무장하면 동북아에는 역설적으로 평화가 오고 미국의 이곳에 대한 군사비도 엄청나게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

    강기묘(기업재난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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