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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꼰대’도 꼰대 나름이다- 김영근(대한한의사협회 전국사무국처장협의회장)

  • 기사입력 : 2021-06-30 20: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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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꼰대는 예전에 주로 나이가 든 사람이 아랫사람들에게 지적(指摘)질하는 은어로 사용이 되었으나 근자에는 대중매체를 통해 속어로 확산이 되고 있다.

    이 용어는 2019년 9월 23일 영국 BBC 방송에서 오늘의 단어 ‘kkondae’를 소개하며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였다. 그 어원은 번데기의 영남 사투리인 ‘꼰데기’와 프랑스어로 백작을 콩테(comte)라고 하는데 이를 일본식으로 부르면 ‘꼰대’가 된다는 것이다.

    꼰대는 얼마나 공감하고 공유하느냐에 달려 있지 고지식하고 나이가 많다고 속단하는 것은 난센스다. 사고의 경직성, 문화의 차이, 구태의연한 방식, 불통, 깐깐한 어른 등이 꼰대의 이미지로 각인될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을 권력으로 사용하려고 하다 보면 꼰대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

    조직사회에서 상사가 아랫사람들과 소통하려 하지 않고 백안시한다든가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인식이 낙인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내가 낸데’하는 권위의식이 서로의 간극을 멀어지게 한다. 예를 들어 차선책에 거부감이 있으면 ‘Plan B’로 다가서면 되는데도 말이다.

    ‘나일리지’도 나이와 마일리지(mileage)의 합성어다. ‘나 때는 말이야’처럼 나잇값은 못하면서 나이 숫자로만 권위를 앞세우고자 하는 꼰대를 비꼬는 표현이다. 이러면 면종후언(面從後言)하게 된다. 권위는 자기가 갖고 싶다고 갖추어지는 게 아니다. 상대의 존경심이 우러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젊은 꼰대’도 더러 있다. 또래보다 우월하다고 으스대거나 자신이 하는 꼰대짓에 믿음을 가질 때다. 가장 예의주시할 ‘꼰대’의 기준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다름을 문제시하는 태도”다. 말로만 변화를 주창하지만 실제로는 공감이나 소통의 부재가 체화되어 있는 자세다.

    중국에서 흔히 새로운 세대의 부상을 가리킬 때 ‘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는 표현을 쓴다. 근자에 우리 정치사에서도 30대가 야당 대표로 선출되는 획기적인 일이 일어났다. 어떤 대상이 변화하더라도 주변 환경이나 경쟁 대상이 더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뒤처지게 되는 원리가 붉은 여왕 효과(red queen effect)다.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주변 세계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열심히 뛰어도 좀처럼 몸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어떠한 콘셉트(concept)에서 액션(action)으로 전환하여 변화된 환경에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하는 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사람 사이의 유대는 관심이 우선이다. 서로 신뢰하는 믿음으로 역지사지 입장에서 바라보면 다양성도 미덕이 될 수 있다. 영역이 다르다고 배타적 편견을 갖는 순간, 조직은 불신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된다. 산에는 잘난 나무만 살지 않는다. 못생긴 나무들이 산을 울창하게 하듯 세상살이에는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다. 다름을 인정하면서 집단지성이 최적화를 이루도록 노력하다 보면 모두가 좀 더 밝고 건전한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영근(대한한의사협회 전국사무국처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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