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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르신의 일상,기초연금 30만원의 힘- 이재수(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장)

  • 기사입력 : 2021-06-21 20: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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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중이다. 이미 고령사회를 넘었고, 초고령사회를 향해서 질주하고 있으며, 고독사, 우울증, 자살, 치매 등 다양한 부작용이 노출되고 있다. 지금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6.5%(통계청)이며, 2017년 노인 우울증은 21.1%에 이른다(복지부, 노인실태조사).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어르신들, 우리 부모님들이 살아가는 아픈 현실이다.

    우리는 5월을 ‘가정의 달’로 지정해 아이와 부모님과 배우자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모임이 제한되고 거리두기를 실천하느라 부모님 찾아뵙는 것도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부모님께서 먼저 찾아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 가정도 많았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부모님은 언제나 자식 걱정이 먼저다.

    코로나19로 우울하고 어려운 상황에도 매월 25일이면 꼬박꼬박 안부를 묻는 ‘든든한 효자’가 있다. 바로 ‘기초연금’이다. 어르신 중에는 25일만 기다렸다가 통장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다. 어떤 어르신에게는 아들 손주 며느리가 찾아오는 것보다 더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기초연금은 2014년 7월부터 시작했으니 7년째다. 월 2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올해부터 월 최대 30만원까지 인상되었다. 자식은 제 삶을 사느라 부모님께 용돈을 제대로 드리지 못하지만, 국가에서 잊지 않고 꼬박꼬박 생활비를 드리므로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보다 더 든든한 것은 없다고 하신다. 특히, 변변한 일자리나 소득이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소중한 생명의 돈이다. 해마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기초연금 수급자 실태분석’ 보고서를 발표한다. 기초연금이 제도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는지, 어르신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효과는 어떠한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기초연금을 받으시는 어르신께 앞으로의 삶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를 물어보니 대부분 ‘돈’과 ‘건강’에 대한 불안이었다.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어르신은 10명 중 9명이 넘었고, 8명이 받는 금액에 만족했다. 기초연금을 받으면 대부분은 ‘식비’로 사용하며, 가스 또는 수도 요금, 병원비와 교통비로 사용한다는 어르신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초연금이 어르신들의 가장 기본적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초연금은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기초연금을 받으면 사회로부터 존중받는 느낌이며, 생활에는 여유가 생긴다고 하신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하고 행복하려면 자식들은 부모님께 자주 안부 전화를 드리고, 국가에서는 꼬박꼬박 기초연금을 드리며 지난 시절의 은혜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재수(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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