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기고] 겉궁합, 속궁합- 정연태(이름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 2021-06-17 20:29:21
  •   

  • “우리 부부는 자주 싸워요” 비교적 큰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김 사장의 말이다. 결혼한 지 30년이 된 그는 경제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부부싸움이 잦은 것이 문제란다.

    김 사장의 사주를 보니 따뜻한 木, 火의 기운이 강하고 찬 기운인 金, 水의 기운이 비교적 약하다. 재물의 양도 크지 않아 이 사주를 가지고 어떻게 사업을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부인의 사주를 보니 찬 기운인 金, 水가 강하고 따뜻한 木, 火의 기운은 약하다.

    이런 부부라면 서로 생각이 다르다. 김 사장은 양(陽)의 기운이 강한 것이니 외향적이어서 성격이 밝고 급하지만 뒤끝은 없다. 반면에 부인은 내성적이라 꼼꼼하고 치밀하여 ‘뒤끝’ 작렬이다. 김 사장이 잘못한 건 두고두고 우려먹는다. 그러니 김 사장은 또 ‘욱’ 한다. 성격(性格)이 서로 달라 자주 티격태격하는 것인데, 이런 것을 궁합으로는 겉궁합이라고 한다.

    부부가 모두 양기(陽氣)가 강해서 덥다면 한 이부자리에서 자는 것이 불편하다. 음기(陰氣)가 강해 추운 것도 편하지는 않다. 한쪽이 더우면 한쪽은 시원해야 붙어서 잔다. 성격은 다르지만 음양적으로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속궁합에 해당하는 성격(姓格)은 딱 맞다.

    궁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족한 오행은 서로 채워주고 넘치는 오행은 잘 흐르게 하는 것이다. 해서 두 사람의 사주가 조화를 이루게 하는 구조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사장 부부처럼 음양을 서로 보완해주는 관계라면 성격 차이는 좀 있더라도 헤어지지 못하고 산다.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지수를 100으로 봤을 때 직업을 40%(먹고사는 문제니까), 배우자 선택 30%(음양 보완), 나머지 30%는 환경적 요인으로 본다. 사주 자체를 바꿀 순 없지만 어떤 인연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두 사람의 관계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사주가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궁합이 중요하다.

    많은 내방자들이 부부 문제를 상담해 온다. 특히 40~50대 부부가 이혼을 했거나 이혼하고 싶어 한다. 심지어 가장 부러운 대상이 ‘이혼한 친구’라고 말할 정도니까.

    동거 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건수가 1년 전보다 급증했다고 뉴스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이제는 싫으면 같이 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주나 궁합을 보지 않고 결혼하는 나라들에 비해 궁합이란 문화가 있음에도 이혼율이 높다는 것은 결국 사주 궁합은 엉터리(?)가 아닐는지(하하).

    요즘 세대라면 김 사장 부부도 이혼상담 대상자다. 아니 모든 부부가 이혼상담 대상일지도 모른다. 부부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하고, 흥미와 가치관이 조금은 다르더라도 다름을 존중해줘야 무탈하다. 그게 되지 않는다면 궁합은 말짱 헛것이 될 수밖에 없다.

    정연태(이름연구소 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