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10월 23일 (토)
전체메뉴

[생활 속의 풍수지리] 나바위성당과 스님 이야기

  • 기사입력 : 2021-06-11 08:07:51
  •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전북 익산시 망성면 화산리에 ‘나바위성지’가 있다. 나바위성지는 1845년(조선 헌종 11년) 10월 우리나라 최초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와 함께 첫발을 내딛은 곳을 기념하는 천주교 성지다. 나바위성지에 있는 나바위성당은 김대건 신부 일행이 한국 땅을 밟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베르모렐 신부가 1897년에 본당을 설립하고, 1906년에 성당 건물을 신축, 완공했다. ‘화산(華山)’은 나바위성당의 주산(뒷산)으로 한쪽으로는 금강이 굽이 흐르고, 다른 한쪽으로는 은진과 충청도로 펼쳐지는 광활한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야트막한 작은 언덕이다. 이 산의 줄기에 넓고 주변을 두른 웅장한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를 ‘나바위(羅巖)’라 한다. 나바위성당은 한국인에게 정감이 가도록 한옥으로 건축했으며 전통 관습에 따른 남녀 자리의 구분 칸막이 기둥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흙벽을 서양식 벽돌로 바꾸고, 용마루 부분에 있던 종탑은 없앴으며, 성당 입구에 고딕식 종탑을 세워 서양식 성당 건축 양식과 한국의 전통적인 목조건축 기법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로서의 역사적 가치가 대단히 크다. 나바위성당은 1987년 국가 사적 318호로 지정되었다.

    나바위성당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초대 주임인 베르모렐 신부가 성당을 지으려고 보니 이미 화산에 자리를 잡고 있는 스님이 암자에 기거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느 날 스님을 찾아가 성당을 세우려는 목적을 밝히고, 화산에서 떠나주기를 간청했으나 호되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암자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말라는 말을 들으며 쫓겨났다. 그러던 어느 날 바랑을 짊어지고 신부를 찾아온 스님이 “이제부터 이 화산과 암자는 신부님 마음대로 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버리는 것이었다. 너무도 순순히 떠나는 그 연유를 주변을 통해 알아보니 스님을 찾아간 그다음 날부터 밤마다 스님의 꿈에 웬 여인이 나타나 “이 자리는 내 자리이니 이곳에서 속히 나가거라”라고 하여 견디다 못한 스님이 떠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화산의 정상 부분에 너른 바위가 있어 나바위로 불리는 곳에 주임신부였던 베르모렐 신부가 ‘아름다움을 바란다’는 뜻의 망금정(望錦亭)을 지었다. 망금정을 받치고 있는 바위를 돌아서 내려가면 만선(滿船)과 무사 안녕을 기원하던 마음을 담아 바위 뒷면에 새긴 ‘마애삼존불’이 있다. 마치 천주교와 불교가 공존하는 곳에 있는 듯한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나바위성당을 돌아 화산을 올라가는 어귀에 넓은 성모 동산이 있고, 평화의 성모님이 서 계신다. 그 자리는 전라북도 삼대 명당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나바위성당이 있는 화산은 들판이나 평평한 곳에 위치한 돌혈(突穴·가마솥을 엎어놓은 것처럼 볼록하게 생긴 혈)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독산(獨山·외따로 떨어져 있는 산)에 해당한다. 산은 앞면과 뒷면이 있는데, 묘나 집이 앞에 있는 물을 바라보면서 산의 앞면에 위치하면 지맥(地脈·산줄기)에 순행(順行)하기 때문에 생기(生氣)가 충만해져 발복(發福)을 하게 된다. 산의 앞면은 ‘산환수취이용면(山環水聚而龍面)’이라 하여 산이 돌아오고, 물이 모이는 곳을 말한다. 그런데 화산의 뒤에 금강이 있고, 앞에는 나바위성당이 있으므로 배산임수(背山臨水·뒤에 산이 있고 앞에 물이 있음)의 틀은 갖추지 못했다. 또한 금강이 나바위성당을 외면하는 ‘반궁수’가 되어 세찬 바람이 생기를 흩어지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화산의 산줄기가 내려오다가 멈추면서 ‘생기가 응집된 너른 곳’에 2대 주임신부인 소세 신부 묘와 평화의 성모상이 있다. 그러나 망금정이 있는 주변 바위들은 흉한 파를 발산할 뿐만 아니라 경치에 취해 자칫 낙상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많기 때문에 비보(裨補·흉한 일을 예방함) 차원에서 반드시 난간을 설치해 세찬 바람도 막고 사고도 미연에 방지했으면 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