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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성년의 날과 첫 투표의 추억- 성지인(창원시진해구선관위 홍보 주무관)

  • 기사입력 : 2021-05-27 20: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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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셋째 주 월요일인 17일은 성년의 날이었다. 성년의 날은 사회인으로서의 책무를 일깨워주며, 성년으로서의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하여 지정된 기념일이라고 한다.

    나에게 성년의 날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친구들과 주고받은 장미꽃을 들고 다니며 캠퍼스를 누비고 다녔고, 부모님으로부터 받았던 첫 향수 선물에 대한 설렘을 잊을 수 없다. 성인이 되고 나서 내가 제일 기대했던 것은 그 해 6월에 있었던 2010년 제5회 전국지방선거에서의 첫 투표권 행사였다. 어렸을 때 선거가 있을 때마다 부모님 손을 잡고 따라간 투표소 입구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기억난다.

    성인이 된 후 드디어 첫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특별한 기념일이 다가오는 것과 같이 나에게는 선거일이 매우 기다려졌다. 길을 가다가도 선거벽보가 있으면 살펴보고 갔고, 집으로 온 선거공보도 꼼꼼히 읽어보았다.

    선거일 당일이 되고 투표소에 가서 선거인명부에 서명을 하고 투표용지를 건네받은 뒤 내 손으로 직접 한 표를 행사하고 나왔을 때의 뿌듯함은 장미꽃과 향수 선물을 받았을 때의 설렘보다 크게 느껴졌다.

    지난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만 19세였던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 조정되었다. 그래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만 18세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한 표를 처음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만 19세가 되어야 비로소 투표를 할 수 있었던 나의 첫 선거 때와는 다르게 교복을 입고 투표소에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에는 SNS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자신들을 위한 공약을 펼치는 후보자가 누구인지 신중하게 고른 다음 한 표를 행사하는 만 18세 유권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요즘 학생들은 ‘나 때보다 정말 똑똑하구나! 라테(latte)는 그랬지’ 하는 내 모습을 보고 피식하기도 한다.

    2020년 4·15 국회의원 선거 후 중앙선관위에서 발표한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총선 때 처음 선거권을 행사한 만 18세 유권자 투표율(67.4%)이 20대 투표율(58.7%)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였다고 한다. 10대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로 인해 선거권 연령 하향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 20대들의 투표율이 10대들의 투표율보다 조금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을 보면 씁쓸해지기도 한다. 20대에 접어들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보니 첫 선거에 대한 설렘이 무뎌지면서 투표권 행사의 소중함을 조금씩 잊는 것은 아닐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한 살씩 먹어도 성년의 날에 선물을 받았을 때의 설렘처럼 첫 선거의 설렘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내년에 다가 올 3월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한 표를 꼭 행사하여 2022년 양대 선거가 나의 첫 선거의 추억처럼 소중한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 정치인은 코로나보다 투표하는 유권자를 가장 두려워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성지인(창원시진해구선관위 홍보 주무관)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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