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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정이경(시인·경남문학관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21-05-26 20: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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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꼰대 성향 테스트’라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문항에 따라 8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예를 들어 그중 1단계에 해당하는 ‘투머치토커 훈장님’ 타입의 특징은 이러하다. ‘사실과 다른 말을 들으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직성이 풀리고, 자신은 꼭 필요한 말만 한다고 생각한다’. 설명만으로 보면 이런 것도 꼰대인가? 싶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반문하는 자체가 꼰대의 증명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사회에서 규정하는 꼰대의 정의는 광범위하다. 표준 대사전에는 꼰대란 ‘늙은이를 이르는 은어’라고 등재돼 있다. 연일 미디어에서 ‘라떼는 말이야’라는 유행어까지 확산시키고 꼰대라는 말을 듣게 되는 당사자들은 부끄러워하며 민망해한다. 너도나도 꼰대라 선 긋고 경계하는 이 사회가 어쩌면 꼰대 강박증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한편 1020세대에게 널리 사랑받는 ‘시니어 스타’들의 등장도 유행이다. 49년생 유튜버 크리에이터인 박막례 씨는 언젠가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을까 봐 손녀딸과 여행을 다니며 영상기록을 남기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손녀와 할머니의 여행이라면 예상 가능한, 소위 감동을 자아내는 스테레오타입을 깨부순 자유분방한 파격 행동들이 100만 인기 유튜버가 되는 요인이 됐다.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나한테 맞으면 된다’는 본인의 철학대로 행동한 결과다. SNS를 비롯해 요즘 신문물을 장벽 없이 받아들이며 때로는 욕설까지 곁들이며 돌직구를 날리는 매력에 인기를 얻어 구글 CEO까지 만나기도 했다. 개그맨 김신영씨는 실제 나이는 채 40살이 안 되지만 45년생 ‘다비 이모’라는 부 캐릭터 설정으로 활동하며 촌스러움을 승화한 구수함으로 사랑받는다. 영화제 시상식에서 눈치 보지 않고 촌철살인을 날리며 쿨한 어른으로 사랑받는 윤여정씨의 어록 또한 화제다.

    비단 나이가 중요한 것만이 아닐 것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하고 기성세대의 관습만 옳다 강요하지 않으며, 자신이 틀린 것까지 인정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편견 없는 어른, 꼰대 강박증의 우리 사회는 이런 소통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정이경(시인·경남문학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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