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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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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초록기자세상] 홀대 받던 고성 마동호, 습지로 인정받길

장훈서 (마산용마고 1년)
천연기념물 황새 등 700여종 동식물 서식지
환경·생물다양성 우수해 보존가치 높아

  • 기사입력 : 2021-05-26 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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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의 마동호는 경남의 대표적인 습지이다. 습지 주변으로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면서 정화조 역할을 한다. 마동호 주변으로는 둠벙과 오랜 시간 쌓이고 깎인 퇴적층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마동호를 따라 걷다 보면 퇴적층을 바라보는 신기함도 색다른 맛이다. 자연환경이 우수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마동호 습지는 그동안 홀대를 받았다.

    습지로 재조명 받고 있는 고성 마동호 전경.
    습지로 재조명 받고 있는 고성 마동호 전경.

    습지는 생명의 보금자리다. 해양생물의 60%는 습지에서 알을 낳거나 살아간다. 그리고 그런 해양생물들을 먹는 철새들의 보금자리 역할도 한다. 습지에서 먹이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새는 170종이나 된다. 습지의 물풀이나 미생물 흙이 오염물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습지는 홍수를 예방하고 해일과 태풍의 피해도 줄여준다. 물풀이나 습지의 식물들이 물의 흐름을 지체시켜 물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는다. 무엇보다 습지는 지구의 허파로, 대기로 유입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조절해 지구온난화를 막아준다.

    창녕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내륙 습지다. 1998년 3월에 람사르 협약 습지로 등록된 후 2018년 10월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 최초로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받았다. 갈대와 갯벌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순천만 습지 또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는 지역으로 뽑힌다. 그 외에도 제주 물영아리오름, 충남 태안 두웅습지와 서천갯벌, 울주 무제치늪, 전남 무안갯벌, 인천 강화도 매화마름군락지, 전남 신안증도갯벌 등이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공사 중인 마동호.
    공사 중인 마동호.
    먹이를 찾고 있는 철새들.
    먹이를 찾고 있는 철새들.

    고성의 마동호가 습지로 재조명되고 있다. 마동호는 조류들의 서식지이다. 겨울철 이곳을 지나면 수많은 철새를 만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대모잠자리, 천연기념물 황새·저어새 등 700종이 넘는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취약종 흰죽지수리와 흑두루미, 재두루미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접근종 독수리도 확인됐다. 멸종에 직면한 종들이 찾아간다는 것은 그 지역의 서식환경이 우수하고 생물다양성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만큼 마동호는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 고성군 또한 마동호 보존에 노력하고 있다. 군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함께 지난 4월 환경부에 마동호 일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훈서 (마산용마고 1년)
    장훈서 (마산용마고 1년)

    비가 쏟아지는 날, 마동호를 찾았다. 할머니 댁이 고성이라 자주 들르는 곳이지만, 마동호에 대해 조사하면서 자연적 가치가 풍부한 마동호를 우포늪이나 순천만처럼 관리하고 보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동호는 생물학적 가치가 높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시행되다 중단된 듯 보였다. 커다란 돌들과 흙이 쌓여있었다. 비가 많이 와 많은 철새들을 보지 못했지만 근처 논(습지)에서 새들이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야생동물 보호 표지판이 보였다. 야생동물이 많다는 증거인 것 같다. 사진을 찍기 위해 창문을 내리니 매캐한 분뇨 냄새가 코를 찔렀다. 공사를 위해 쌓아둔 토사와 적치물들이 갈대를 덮고 있기도 했고, 빗물에 토사가 흘러 통행에도 불편함이 많았다. 좁은 길을 확장하고 있었는데, 환경을 잘 보존하면서 진행하길 바란다. 과연 고성군은 마동호를 우포늪처럼 탈바꿈시킬 수 있을까? 앞으로 마동호 보호와 보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마동호를 순천만이나 우포늪처럼 아끼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장훈서 (마산용마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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