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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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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청년의 꿈, 벤처기업 육성으로- 구자천(창원상공회의소 회장)

  • 기사입력 : 2021-04-11 20: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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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특례시 출범을 앞둔 창원시가 인구감소의 어려움에 처해있다. 2010년 마·창·진 행정구역 통합 당시 인구 110만 명에 육박했던 창원시가 기계,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지금은 100만명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하는 처지다.

    지역산업의 활력을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룬다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 격차를 더욱 가속화하는 주된 요인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에 있으며, 창원도 이를 빗겨나지 못하고 있다.

    창원의 근로자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30대의 추세적 감소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이후부터는 50대 이상의 근로자 수가 30대를 상회했고, 20대와 60대 근로자 수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인구감소를 막고, 도시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청년들이 지역에서 꿈과 역량을 펼치도록 돕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벤처창업과 같이 청년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사업화를 이룬 벤처기업은 기존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우리지역에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를 만들어, 다시 인재를 불러 모으는 선순환을 이끌어낼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성장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국 벤처기업의 60%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경남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벤처캐피털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창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의 편중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금과 같은 현실 인식과 정책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인적, 물적 자본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의 이점을 상쇄할 만한 획기적인 환경과 조건을 갖추지 않는 한, 지역의 벤처기업 육성은 구호에 그칠 뿐이다.

    우선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자립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벤처기업이 지역에서 창업하는 것을 강점으로 여길만한 세제, 재정, 기술 등의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젊은 인재들이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정주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 지역 내 인재육성과 R&D의 저변을 이루는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우수기술이 벤처기업과 엔젤투자를 통해 사업화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 지역대학 내 기술지주회사를 적극 활용해 기술을 가진 교수와 학생을 지원하는 한편, 지역 기업에 기술이전을 촉진한다면 기술지주회사, 연구소, 기업이 연계된 새로운 사업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환경과 조건을 조성해 국내외 도전정신을 가진 청년들로부터 창원을 기회의 도시로 인식토록 하는 일은 지자체, 경제단체, 연구기관 등 지역 구성원 모두의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이 수반돼야 가능한 일이다.

    청년들에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고 터득하게 함으로써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길이 우리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산업을 고도화로 이끄는 최선의 길이다.

    우리 창원은 분명 한국 제조업의 거목이라 할 수 있다. 이 거대한 거목의 가지가지를 벤처기업의 새순으로 푸름을 더하고, 그 푸르고 싱싱한 가지마다 꽃과 열매가 맺히길 고대한다.

    구자천(창원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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