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가고파] 때- 이준희(광역자치부 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21-04-11 20:11:02
  •   

  •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ost ‘사랑 찾아 인생 찾아’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가수 조항조의 노래 ‘때’의 노랫말에는 ‘낮춰야 할 때는 낮춰야 하고/ 물러나야 할 때는 물러나야지/ 오르고 오르면 끝이 있듯이/ 내려올 때도 끝이 있다 네/(중간략)~/ 기회는 누구에게 다가오는 것/ 내게도 그럴 때가 올 거야’라는 가사가 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때가 있어 그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기다림은 머물러 있는 상태가 아니다. 도약을 위한 준비단계이다. 하늘·땅이 주는 때, 인간이 주는 때를 기다리며 침착하게 준비해야 한다. 능력이 부족하고 기초가 불안할 때는 차곡차곡 세력을 키우고 지식을 습득해 힘을 비축해야 한다. 날개가 풍성하게 자라지 않은 새끼 매는 낮은 벽을 여러 번 넘으며 비상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날개가 풍성해졌을 때 창공으로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

    ▼제갈량은 10년을 산속에서 은거하면서 삼고초려(三顧草廬)할 성군을 기다렸다. 견안12년(207년) 제갈량이 27세 되던 해 촉한의 유비가 난양(南陽)에 은거하고 있던 제갈량의 초옥으로 세 번이나 찾아가 천하를 통일할 방법을 물었다. 제갈량은 당시의 형세를 치밀하게 분석해 형주와 익주를 근거지로 삼고, 손권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권했다. 유비가 제갈량에게 함께 길을 떠나기를 간청했고 성군을 알아본 제갈량은 은둔생활을 접고 유비를 도와 제국의 위업을 달성했다.

    ▼사람들은 목표가 생기면 어떻게든 달성하려고 노력하지만 시련이 닥치면 이내 자포자기하고 쉽게 무너지는 경솔함을 보인다. 이때는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발 물러서 실력을 쌓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늘을 가린 구름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척박한 땅에서 자란 민들레처럼 강인한 생명력과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가진다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이준희(광역자치부 부국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