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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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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마음이 더 힘든 척추관협착증

  • 기사입력 : 2021-04-05 0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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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 내원한 박모씨는 타 병원에서 CT(컴퓨터단층촬영)후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 3개월 동안 인근 타 지역의 여러 병원까지 다니며 ‘온갖 치료’를 다했으나 통증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내원 당시 박씨는 우측 하지의 방사통으로 엉치 뒤부터 허벅지와 종아리 옆을 지나 발목까지 아리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CT를 복사해 가져가니 어느 병원은 ‘척추관협착증이다’하고 어느 병원은 ‘디스크다’라고 한다면서 병원마다 진단명이 달라 혼란스럽고 설명하는 치료법도 다 다르다며 매우 불안해 했다. 환자분의 척추는 척추전방전위증이 진행된 상태에서 척추관협착증이 동반되어 있었다.

    임상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순수한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드물다. 또한 순수한 디스크 탈출증만 있는 환자도 드물다. 즉 대부분 척추관협착증과 디스크탈출증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이며, 이 중 어느 부분이 현재 환자의 증상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치료의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 환자분은 증상의 주원인인 척추관협착증 부위에 1포트 내시경감압술을 실시하였다. 하지의 통증은 좋아져 퇴원하셨지만 결정 과정에서 환자가 겪은 마음의 고통을 헤아리면 마음이 아프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이 증상이 발생하면 접하는 치료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박씨처럼 소염 진통제를 주사 또는 경구약으로 복용하거나, 물리치료, 도수치료, 통증크리닉, 침 및 뜸 등의 한방요법과 온갖 민간요법까지 환자분들은 최선을 다한다.

    치료 시 발병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1~2주 안정을 취하면 초기 협착증인 경우에는 대부분 호전된다. 이때 소염진통제, 물리치료 또는 통증크리닉 등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됐다가도 악화를 반복하는 경우, 저림감 및 감각 이상 등의 신경 손상에 의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한다. 수술은 보통 척수관 감압을 목적으로 하며 신경 압박을 풀어 주는 것으로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수술적인 방법으로는 고식적인 방법으로 최소 침습적 수술, 요추 후궁절제술 및 척추 나사못 고정술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으나 최근에는 1포트 내시경 감압술이 절개 수술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1포트 내시경 감압술은 1㎝ 내외의 최소 절개 후 내시경을 병변 부위에 직접 삽입하고, 다이아몬드 미세 드릴을 사용하여 근육이나 뼈의 손상 없이 척추관을 넓히는 수술이다. 내시경을 보고 정상 조직을 보존하면서 튀어나온 디스크 제거는 물론 두꺼워진 관절을 제거하면 수술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고 몸에 고정 기구 등의 금속을 넣을 필요가 없다.

    이러한 장점으로 내시경 하 척추관 감압술은 국내에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척추관협착증은 평상시의 생활 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척추의 자세를 올바르게 하는 것도 척추에 무리를 덜 주게 되어 퇴행성 변화를 늦출 수 있고, 체중조절 역시 척추의 퇴화를 늦출 수 있으므로 초기 요통이 발생할 경우 간과하지 말고 생활 속 습관 변화로 증상의 악화를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석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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