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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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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미술관서 위안과 치유 받아볼까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4개월 만에 전면 재개관

  • 기사입력 : 2021-04-01 08: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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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주말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 활짝 열린다. 코로나19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중단 됐다가 4개월 만에 전면 재개관하는 것이다. 지난 주말 돔하우스에서 개막한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와 ‘별별빌리지’에 이어 오는 2일부터는 큐빅하우스에서 ‘시시각각 잊다있다’, ‘가치의 재발견; […]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를 만날 수 있다. 이번에 미술관이 선보이는 전시는 모두 코로나19라는 키워드를 관통한다. 달을 모티브로 위안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비대면 시대 새로운 형태의 전시를 고민하고, 팬데믹 시대의 환경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전시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최단미 作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의 최단미 作
    연봉상 作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의 연봉상 作
    허강 作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의 허강 作

    달 모티브로 7명 작가 창의적 작품170여점 선보여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돔하우스): 이강효·김영원·안규철·연봉상·최단미·한호·허강 등 7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달을 미술관에 들였다. 작가들은 달을 주요 모티브로 인간, 예술, 달의 관계와 관련해 다양한 조형적 해석과 창의적인 작품 170여 점을 내놓았다.

    미술관 중앙홀에는 세계적인 도예가 이강효 작가의 작품 ‘달 산수(山水)’가 한 편의 산수화처럼 펼쳐져 있다. 로비를 가득 채우고 있는 거대한 달 항아리와 도자 등 30여 점의 작품들은 작가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에서 3개월간 제작한 것들이다. 달처럼 미끈한 도자 안에 산수가 비춰지고 산수 안에 또 달이 비춰진다. 작가는 “달과 산과 물속에 들어가 하나가 된다”고 작가노트에 썼다. 전시장에서는 이강효 작가를 세계에 각인시킨 ‘분청 퍼포먼스’ 시연 영상도 함께 볼 수 있다.

    김영원 작가의 작품 ‘중력 무중력81-5’은 현실과 이상을 중력과 무중력에 빗대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의 고뇌와 좌절을 고백하는 동시에 현실의 벽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는 젊은 세대를 위로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김 작가는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제작과 동대문DDP ‘그림자의 그림자’ 작품 기증으로 유명하다.

    갤러리1에서는 한호 작가의 작품 ‘영원한 빛-천지창조’를 만날 수 있다. 우주처럼 어둡고 천장이 높은 공간에 빛 그림이 서서히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를 선보인다. 80㎝ 크기 공의 표면에 타공한 별과 새, 나비, 물고기, 동물 등 꿈의 이미지는 공의 내부에서 발광하는 광원과 전기모터의 느린 회전력에 의해 현실에서 탈출하는 상황처럼 반복적인 꿈의 환영으로 벽과 바닥, 천장에 발현된다. 관객들이 직접 작품 사이를 이동하며 빛과 그림자로 각자의 우주와 달을 상상할 수 있다. 작가는 “관객 스스로가 작품의 일부이고 우주세계의 일부라는 존재적 인식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강효 作 ‘산수와 달’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의 이강효 作 ‘산수와 달’
    김영원 作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의 김영원 作
    한호作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의 한호作
    안규철作
    기획전 ‘달: 일곱 개의 달이 뜨다’의 안규철作

    갤러리 2에서는 안규철 작가가 ‘달을 그리는 법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수십 개의 거울에 반사된 빛을 이용해 달의 형태를 만들어 낸다. 백남준 작가에 대한 하나의 오마주이자, 가장 아날로그한 방식으로 보름달의 모습을 재현하는 형태의 설치예술 작품이다. 수십 개의 작은 거울에 반사된 빛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달의 이미지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서로 다른 수많은 달을 불러내는 신호가 된다.

    회화로 표현한 달도 만날 수 있다. ‘그리움을 그리는 한국화 작가’로 불리는 최단미 작가는 달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통해 달과 관련된 그리움과 결핍의 정서를 표현했다. 달을 향하지만 결국은 그 끝에 다다르지 못하는 나비의 날갯짓이 우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하다.

    연봉상 작가는 ‘달은 천개의 강을 비추고’를 주제로 달 표면의 질감과 색을 담은 도자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30여 년간 전통적인 장작가마에서 도자기를 소성하는 도요 기법과 독특한 질감의 이중 시유 기법을 구축해 왔다. ‘블루문 등 달과 우주를 상징하는 기(器) 형태의 신작 등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허강 작가는 ‘달빛 드로잉’을 주제로 유라시아 달빛 드로잉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작가는 달빛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선으로 드로잉 하겠다는 목표로 중국, 몽고, 러시아, 폴란드, 독일 란데부르크 문 앞까지 횡단했다. 해당 프로젝트 과정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으며, 실제 달이 강가에 내려앉은 형상의 작품도 설치돼 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다.


    별별빌리지/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어린이 전시체험 ‘별별 빌리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별별빌리지/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어린이 전시체험 ‘별별 빌리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천연색 텐트 만지고 즐기는 어린이 체험형 전시

    ◇어린이 전시체험 ‘별별 빌리지’(돔하우스 키움)= 알록달록 길쭉길쭉한 텐트 5~6개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패브릭 드로잉 작가인 한경희씨가 총 천연색의 천을 텐트 형태로 오리고 이어 붙인 공간 설치 작품들이다. 동화 속의 성처럼 생긴 텐트를 만지고 그 속을 들고 나면서 즐기는 체험형 전시다. 천장에 매달린 패브릭 물고기와 바다를 표현한 설치 작품, 탈부착이 가능한 패브릭 나뭇잎은 동심이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작가는 별별빌리지가 도시의 아파트나 시멘트 가득한 오늘날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안식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예약제로 진행된다. 1일 12회, 회당 최대 20명이 동반 입장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20분이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파브르윤作/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특별전 '가치의 재발견; […]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의 파브르윤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박인선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특별전 '가치의 재발견; […]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의 박인선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버려진 재료로 예술적 가치·환경 중요성 재발견

    ◇특별전, 가치의 재발견; […]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큐빅하우스 갤러리 5·6)= 작가 박인성, 파브르 윤이 버려진 재료들의 예술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박인선은 폐기물 처리장 한켠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생명과 자연, 그리고 인간을 테마로 한 사물의 재활용 작업으로 예술적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작가다. 폐농기구, 폐자동차부품, 산업폐기물 등의 버려진 일상의 물건들이 그의 손을 통해 용접, 압축돼 딱정벌레, 말 등 자연의 형태로 재탄생 했다. ‘그렇게 다시 태어난’ 그의 작품들은 자연환경과 인간사회의 화합과 공생을 구현한다.

    파브르 윤은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일상의 쓰임을 다한 다양한 소재들을 새롭게 변형하거나 병치, 중첩, 나열, 집합 등의 방식으로 배치해 구상적인 화면의 질서와 조형성을 구축한 작품을 내놓았다. 플라스틱 주름관과 오토바이 안장, 오리발 물갈퀴, 스텐 등으로 만든 ‘펫터널’ 등 유머와 해학 넘치는 작가의 작품들은 무거운 진중한 삶을 넘어설 수 있는 경쾌한 삶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정상적인 삶의 패턴을 바꾸고, 자연 생태계의 파괴로 악화된 자연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여실히 드러낸 팬데믹 상황의 사회적 배경과 시대적 흐름을 담아내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며 “가치를 잃어버린 사물들의 극적인 예술적 반전은 일상 속 예술을 우리가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2일부터 8월 29일까지.


    시시각각 잊다있다전시 공공 프로젝트 현장/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시시각각;잊다있다' 공공 프로젝트 현장.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제공/

    빛·소리·공기·냄새 등 활용 또다른 작품 만들어

    ◇시시각각;잊다있다(큐빅하우스 갤러리4)= 뉴미디어 아티스트인 송예슬 작가가 ‘보이지 않는 조각 시리즈’를 선보인다. 시각 위주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빛·소리·공기·냄새 등을 활용해 관람객이 경험하고 인지한 각기 다른 정보를 덧붙여 전시 안에서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내는 형태의 전시다.

    작가는 전시에 앞서 지난 25일 연지공원·수릉원·한옥체험관 일대에서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젝트 ‘미술관 밖으로’를 통해 전시에 사용되는 ’보이지 않는 조각 1점, 점토, 이동식 좌대, 카트를 활용한 야외형 퍼포먼스를 펼쳤다. 작가는 이를 토대로 완성한 보이지 않는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사람마다 다르게 경험하고 인지한 정보를 덧붙여 표현하며 전시 안에서 또 다른 작품들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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