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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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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진주의 재난상황-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21-03-25 20: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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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진주시의 상황이 전염병을 주제로 한 재난영화를 보는 듯 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민사회 전체가 코로나19 공포에 빠졌다.

    이통장발, 국제기도원발 집단감염 사태를 겪었는데도 이번 사태는 이전의 상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구 35만의 지방소도시에서 보름 넘게 매일 20여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시민들이 코로나19 공포속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지난 9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상대동 사우나는 24일 현재 2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9일 상대동 목욕탕 첫 확진자가 진주 407번이었는데 24일 현재 773번으로 36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이곳 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의 목욕탕발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 지역에 뿌리내린 잘못된 목욕문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진주는 일상이 멈춘 듯 하다. 이제는 한개 동, 한개 목욕탕의 문제가 아닌 전 시민의 위기가 되고 있다. 이전의 사태에서 겪었던 뼈아픈 교훈을 지키지 못하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해당 지역주민들은 물론 그 지역은 기피대상이 되고, 같은 지역에서도 책임 공방으로 인한 반목이 극심하다고 한다. 또 다른 고통이다. 최근 진주시공무원노조가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 데 대한 송구함을 표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공직자들의 고충도 이해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동안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방역대책에 매진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해 송구하다고 고개숙였다. 목욕탕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시의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행정의 노력만으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방역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보면 방역의 주체는 시민 자신이다.

    장기간의 팬데믹 상황으로 개인방역 수칙 정도는 이미 상식이 돼 있다. 이번 진주 사태에서 또 한번 확인된 교훈은 발열증세, 인후통 등 몸에 이상이 오면 먼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개인방역의 첫 걸음인데도 확진자들이 병의원에서 해열, 진통제 처방받고, 목욕탕에서 풀려고 하면서 지역사회 집단감염 사태를 야기했다.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파로스 목욕탕 확진자들 중 20여명이 40여차례의 병의원 진료를 받으면서도 그 누구도 코로나 19 검사를 받지 않았다. 다른 확진자들도 마찬가지다. 오죽 했으면 진주시가 전국 최초로 해열, 진통제 구매자 48시간 내 코로나19 검사 행정명령까지 발령했겠는가. 이번 사태가 당국만 비판받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을 탓하고 비난하고 반목할 때가 아니다. 시민 모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빠져 나올 수 있는지 힘을 모아야 한다.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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