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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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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서 건진 '디카' 시어

하동 출신 김남호 시인, 디카시집 ‘고단한 잠’ 펴내

  • 기사입력 : 2021-03-25 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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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 출신 김남호 시인이 디카시집 ‘고단한 잠’을 출간했다.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나 폰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5행 이내의 문장으로 완성하는 시의 한 장르다. 디카시집은 ‘길고양이’, ‘죽순의 꿈’, ‘어머니라는 집’, ‘나도 한땐 방울이었다’, ‘자화상’ 등 55편의 사진과 시를 실었다. 목차 제목은 모두 시 문장에서 가져왔다. 1부 ‘이제껏 내가 먹어치운 것들이 바로 나였구나 나를 먹었구나’, 2부 ‘나는 피리가 되고 싶지만 어쩌면 죽창이 돼야 할지도 몰라’, 3부 ‘위로도 아래로도 손닿지 않는 시리고 가려운 내 등의 오지’, 4부 ‘전 생애에 걸쳐 만나서 다시 전 생애에 걸쳐 헤어지는’이다.

    고단한 잠
    김남호 시인 디카시집 ‘고단한 잠’

    작품의 소재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시적 장면이다. 연출되지 않은 피사체를 예리하게 포착해, 현대인의 욕망과 소외를 시어로 담담하게 표현했다. 시인은 “사진과 문장 사이의 긴장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고 싶었다. 이번 작품이 디카시의 전범이 됐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디카시 ‘나도 한땐 방울이었다’
    디카시 ‘나도 한땐 방울이었다’

    ‘누군가의 부하였고 / 누군가의 동료였고 / 딸랑딸랑― / 폭탄주 돌리던 그 집, / 마담언니의 별이었다. -나도 한땐 방울이었다’

    디카시 ‘고단한 잠’
    디카시 ‘고단한 잠’

    ‘빈 밥그릇 안에 들어가 / 허기를 덮고 잠든 개― / 삼시세끼의 길은 멀고도 험해서 / 스스로 한 끼의 밥이 되어 허기를 속이는 / 저 고단한 잠이여! -고단한 잠’

    복효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우연히 시적 장면을 얻은 것이라고 믿기엔, 시집에 실린 사진들은 하나 같이 시를 품고 있다. 부릅뜬 맹금류의 눈처럼 시인이 오래 눈뜨고 세상을 지켜 보아온 흔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인은 2002년 ‘현대시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2005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링 위의 돼지’와 ‘고래의 편두통’, 평론집 ‘불통으로 소통하기’ 등을 펴냈다.

    김남호 시인
    김남호 시인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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