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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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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치료와 ‘염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 상처가 치유되려면 염증은 꼭 필요하다

염증은 치료를 통해 없애야 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는 대상

  • 기사입력 : 2021-03-07 21: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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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몸에는 위험이 발생했음을 알려주는 특별한 감각이 있는데, 바로 통증이라는 감각이다. 통증은 몸의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이것이 지속되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므로,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통증의 원인 중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원인은 염증인데, 염증은 통증, 발열, 발적, 부종 그리고 기능상실의 총 5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염증은 주로 몸에 상처가 나면 발생하는 것으로 몸에 침입하는 균을 막고 상처의 치유를 촉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용이다. 우리 몸에서 균을 막는 작용을 하는 대표적인 세포는 바로 백혈구이다. 백혈구는 혈관을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상처가 난 곳으로 백혈구가 많이 모이려면 혈관을 확장시키는 방법으로 길을 넓히게 된다.

    염증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는 항염증제를 직접 염증 부위에 주입하는 주사치료 요법도 있다.
    염증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는 항염증제를 직접 염증 부위에 주입하는 주사치료 요법도 있다.

    그 과정에서 상처 부위는 혈류량이 많아지면서 빨갛게 변하면서 발적이 일어나게 되고, 혈구와 혈장들이 그곳에 많이 머물게 되면서 삼투압이 올라가 물이 모이게 되면서 부종이 일어나게 된다. 마치 불을 끄기 위해 소방차가 한곳에 모여서 물을 뿜고 있는 것과 비슷한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염증이 발생하면 균을 막고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백혈구나 혈소판뿐만 아니라 혈액 속에 있는 많은 성분들이 화학 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이때 열이 발생하게 되며 부기로 인해 압력도 함께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주변의 세포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우리 몸의 세포는 주로 단백질을 통해 기능을 발휘하는데 단백질은 적절한 온도와 압력에서만 그 모양과 기능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염증 부위의 압력 증가는 주변에 있는 신경 말단을 압박하여 통증을 일으킨다. 또한 염증으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종류의 사이토카인(cyrokine)은 여러 신호 전달 반응과 발열을 일으키는데 통증과 발열은 염증을 조절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염증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치료에 앞서 상처가 치유 되려면 염증은 꼭 필요한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염증은 무조건 치료를 통해 없애야만 하는 대상은 아니며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급성 염증 땐 냉찜질, 만성일 땐 온찜질이 좋아
    약물치료는 염증 줄이고 면역 억제하는 데 효과

    주사치료는 약물 농도·효과 끌어올릴 수 있어
    병원 정한 뒤 치료 부위·횟수 조절받아야


    염증을 줄이는 치료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급성 염증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응급처치에 쓰이는 냉찜질이 있다. 상처가 난 부위에 냉찜질을 하게 되면 혈관의 확장 및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어 염증 반응이 지연된다.

    온찜질의 경우에는 반대로 찜질 부위의 혈류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상처 부위의 염증이 증가될 수 있다. 하지만 염증 반응이 충분하지 않아 치유가 잘되지 않는 부위의 경우에는 온찜질이 비록 일시적으로 염증을 증가시키더라도 상처 치유는 촉진될 수 있다. 같은 염증이라 하더라도 급성일 때는 냉찜질을 그리고 만성일 때는 온찜질을 하는 이유이다.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약물치료가 있다. 염증을 줄이는 약물은 크게 스테로이드성 약물과 비스테로이드성 약물로 구분한다.

    먼저 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는 우리 몸의 부신피질에서 나오는 호르몬 성분을 합성한 약물이다. 스테로이드는 인체에서 여러 가지 작용을 하는데, 특히 염증을 줄이고 면역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효과는 강력한 만큼 부작용도 큰 약물이므로 주의해서 사용하게 되며 장기간 투여할 경우 면역이 억제되므로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고, 호르몬 작용이 지나치게 증가되어 당과 전해질 등의 대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위에 설명한 항염증제를 직접 염증 부위에 주입해 치료하는 주사치료 요법이 있다. 주사치료는 염증 부위에 약물을 직접적으로 접근시킬 수 있어 약물의 농도와 효과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국소적으로 약물이 주입되므로 약물에 의해 나타나는 전신 부작용이 같은 용량의 먹는 약보다 적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주사치료를 많이 권유하고 있지만 주사의 단점도 분명히 있다.

    먼저 주사치료는 침습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아무리 가늘더라도 바늘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행위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고 주사에 대한 두려움도 있게 된다. 또한 얇은 바늘이라 할지라도 숙련이 미숙하면 주사시술 중에 혈관이나 신경 등 중요 기관들을 다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주사치료의 단점은 약물이 혈관으로 직접 주입될 경우 약물에 의한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사치료를 시행할 때는 반드시 주입 전 혈관 주입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흡입(regurge)테스트를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한 가지 주사치료의 문제점은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효과가 크다는 것이 왜 문제점일까. 바로 주사 치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효과가 크기 때문에 치료 후 본인이 ‘완치’된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주사치료 후 통증이 줄어들자마자 바로 무리한 운동이나 일을 하다 통증이 재발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호전을 위해 염증을 일부러 더 일으키는 주사치료도 있다. 우리 몸의 특정 인대나 힘줄, 관절 등에는 혈관 분포가 적어서 손상이 되더라도 염증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완전히 끊어지거나 손상이 많이 돼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염증을 일으키는 치료를 하면 일정 기간 아플 수 있겠지만, 치유 과정이 촉진되면서 인대나 관절 연골의 재생을 촉진시켜 궁극적인 회복을 할 수 있다.

    희연요양병원 재활 전문의 김민태 과장은 “통증 치료 후 증상이 재발하면 치료가 잘못된 것으로 오해하고 다른 병원을 다시 방문하거나 같은 치료를 반복하면서, 결국 손상된 조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환자들도 있고, 가끔 어떤 환자는 염증을 줄이는 주사를 맞고 다른 병원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주사를 맞는 경우도 있다”며 “치료받을 병원 한 곳을 잘 정한 다음 그곳에서 치료 부위나 치료의 횟수를 조절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도움말= 희연요양병원 재활전문의 김민태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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