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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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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시 의창구·성산구 행정구역 조정- 이상록(한국에자이 부산경남팀장)

  • 기사입력 : 2021-03-03 20: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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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라떼는 말이야” 라는 유행어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요즘 젊은 세대, 2030을 대표하는 친구들은 흔히 ‘꼰대’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는 한다. ‘꼰대’라는 단어는 직장상사나 학교선배 등 기성세대가 권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다고 주장하면서 후배나 타인에게 자신의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늙은이를 표현하는 은어(隱語)이다.

    창원시 의창구와 성산구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왜 갑자기 ‘꼰대’라는 단어를 거론했을까?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지만, 벌써 한 세대인 30년이 지났으며, 강산도 세 번이나 더 바뀌었지만 현재 창원시 의창구와 성산구의 행정구역 모습은 어떠한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행정구역이 정해졌다는 소위 게리멘더링의 대표사례로 언급되는 의창구와 성산구 행정구역. 정치인들의 ‘꼰대’ 마인드로 30년간 지속되어 온 ‘게리멘더링’ 때문에 용지동과 신월동뿐만 아니라, 대원동에 실제 살고 있는 나와 내 가족들도 고충을 겪고 있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하천이나 큰 도로를 따라 갈라진 것이 아니라, 하천 중간에서 의창구와 성산구가 기형적으로 갈라지다 보니 과거 산업현장에서 비롯된 악취 문제 등 창원천에 문제가 생겨서 민원을 제기하면 의창구와 성산구 담당 공무원들조차도 자기 관할 여부를 확인하기 급급하다. 또 팔룡동임에도 불구하고 하천을 경계로 주민들 간의 교류는 전무하다. 경찰서는 또 어떠한가? 기형적인 경계로 인해 같은 팔룡동임에도 불구하고 창원천 건너편은 창원서부경찰서, 또 반대편인 대원동은 창원중부경찰서 관할이다 보니 사건이 벌어지면 서부경찰서로 잘못 신고하는 경우도 빈번이 발생한다. 물론 경미한 문제라면 괜찮지만 만약에라도 일분일초를 다투는 강력범죄가 발생한다면 애매모호한 관할구역 때문에 혼선이 종종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요즘 창원천에는 은어가 올라오는 일도 있었고 과거보다 수질도 좋아졌다.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창원천의 개발이 지연되는 것도 현재 의창구와 성산구의 기괴한 행정구역 경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창원천이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명소 ‘제주도의 쇠소깍’처럼 창원특례시 ‘쇠소깍’이 되길 기대하는 것은 혼자만의 욕심일까? 아니다. 대원동에 살고 있는 주민 누구라면 꿈꾸는 부분이다. 창원시 의창구와 성산구의 행정구역이 하루빨리 조정되어 창원천을 기준으로 경계가 똑바로 서게 된다면 이러한 바람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의창구와 성산구 행정구역 조정이 장기적으로는 의창구와 성산구 균형발전의 토대가 될 것임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렇게 기형적인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30년 동안 지내온 지금, 창원은 통합시를 거쳐 이제는 창원특례시를 앞두고 있다. 삶의 터전인 대원동과 창원천의 미래에도 새로운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는 이번 행정구역 조정에 대해 나는 열렬히 환영한다.

    부디 이번만큼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나 압력을 떨쳐내고 주민들의 열망대로 의창구와 성산구, 그리고 용지동과 대원동이 제대로 된 경계를 갖게 되기를 소망해 보며 글을 마친다.

    이상록(한국에자이 부산경남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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