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3월 05일 (금)
전체메뉴

원주민 “삶터 잃는 공항 반대”… 인접 주민 “지역발전 기대”

[기획] ‘신공항 논쟁’ 가덕도를 가다
곳곳 신공항 반대 플래카드 걸려
“가덕도 떠나게 되면 생계 힘들다”

  • 기사입력 : 2021-02-23 20:39:00
  •   
  • “공항이 들어서면 우리는 어디서 삽니까?”, “아무래도 일자리가 늘지 않을까요?”

    가덕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가덕도 주민과 인접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이유로 가덕 신공항 건설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부산, 진해 등 가덕도 인접 지역 주민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기대심리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23일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바라본 어촌 마을
    23일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바라본 어촌 마을

    ◇원주민들 “삶의 터전 잃는다”= ‘가덕공항 고마해라! 가덕주민 신물난다!’, ‘대항 주민 무시하는 가덕 신공항 결사반대!’ 2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방면에서 가덕도로 진입하는 도로 곳곳에는 가덕 신공항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들이 취재진의 시선을 끈다.

    대항 어촌마을로 가는 길목에는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대항전망대가 있다. 이곳 전망대 한편에도 가덕 신공항 건설에 대한 대항동 주민들의 호소문이 붙었다.

    23일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방문한 사람들이 가덕도 주민들이 쓴 가덕 신공항 건설 반대 호소문을 읽고 있다.
    23일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방문한 사람들이 가덕도 주민들이 쓴 가덕 신공항 건설 반대 호소문을 읽고 있다.
    23일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3일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대항 어촌마을에서 한 슈퍼 앞에 평상처럼 놓인 바위에 앉아 있는 주민들을 만났다. 황세동(90·부산시 강서구 대항동)씨는 가덕도에서 평생을 살아온 원주민이다. 황씨는 “가덕도에 공항이 들어서면 주민들이 다 외지로 나가야 한다. 보상 몇 푼으로 기꺼이 외지로 나갈 사람은 거의 없다. 땅을 사서 들어온 외지인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원주민들은 타지에서 보상 몇 푼으로 생활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가덕도가 공항 부지로 적합한 곳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앉아 있는 폭 2m가량의 바위를 가리키며 “태풍이 거세게 몰아치면 피해가 엄청나다. 이 돌도 태풍 매미 때 밀려왔다”며 “바람이 강할 때는 파도가 높게 쳐서 반대편에 있는 거제도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풍 매미 때 파도에 쓸려온 돌.
    태풍 매미 때 파도에 쓸려온 돌.

    대항동 통장 허섭(67)씨는 “이곳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터전이다. 원주민들은 주로 어업 활동에 종사하는데 이대로 가덕도를 떠나게 되면 생계가 힘들어진다”며 가덕공항 건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15년간 가덕신공항 건설 관련 말들이 나왔다. 그때마다 우리의 삶이 달려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는 제외돼 왔다”고 하소연했다.

    23일 가덕도 대항어촌마을 통장 허섭 씨가 기자와 가덕도 공항 건설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
    23일 가덕도 대항어촌마을 통장 허섭 씨가 기자와 가덕도 공항 건설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

    가덕도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김영섭(60·강서구 대항동)씨도 가덕도 토박이다. 김씨는 거가대교가 들어설 때부터 낚싯배 운영을 했다.

    김씨는 “공항이 들어서면 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생계를 걱정했다. 그는 “원주민들 대다수가 바다 일만 해서 살아왔는데 보상 받은 돈으로 살아가기는 힘들다. 우리는 신항만 공사할 때 마을 두 개가 사라지는 것을 봤다. 이주한 원주민의 절반은 생계 유지에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대항어촌마을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김영섭씨가 배를 선착장에 고정시키고 있다.
    23일 대항어촌마을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김영섭씨가 배를 선착장에 고정시키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인부들이 철근을 나르며 공사가 한창이다. 주민들은 공사 중인 대부분 건축물이 외지인 소유라고 했다.

    가덕도에서 펜션을 하는 A씨는 “가덕도에 공항이 생겨도, 안 생겨도…. 잘 모르겠다. 정부에서 공항 짓는다고 하면 뭐 따라야지 어쩔 수 있냐”고 말했다. A씨의 본 주거지는 부산 동래다.

    ◇인접 지역 주민들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부산 강서구 명지에 살고 있는 정현재(32·여)씨는 “가덕 신공항 건설로 유동 인구 증가 등 부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명지 쪽 인근 아파트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다. 가덕 신공항 이슈는 집값 상승에 한 몫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창빈(42·부산 사하구)씨는 “부산시민 입장에서는 동남권 신공항이 대구, 밀양 등 타지역보다는 부산 가덕도에 있는 것이 좋다. 공항이 들어서면 관련 부대 시설이 증가할 것이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 이점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가덕도 인접 지역인 진해 웅둥 지역 주민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홍미옥(62·창원 진해구 웅동 2동)씨는 “가덕 신공항이 들어오게 되면 진해 사람들의 공항 접근성이 좋아진다. 또 유동 인구 증가는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원우(55·창원 진해구 가주동)씨는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가덕 신공항으로 지역 발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준영·한유진 수습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준영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